'트럼프 시대' 열린다…미국 주도 시장 개편[2025 코인시장 전망]①

트럼프 1기 행정부서 금융·산업재 분야 두각…이번엔 '가상자산'
SEC 위원장에 '친가상자산' 인물 지명…"미국의 변화, 전 세계에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 포인트 USA의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새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 소식이 가상자산 상승장 시작에 불을 지핀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더 극대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2일 국내외 주요 블록체인 리서치 기업 및 투자사의 2025년 전망 리포트를 종합하면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정부 정책에 따라 미국 주도로 개편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미국이 주도할 2025년 디지털자산 시장' 리포트를 내고 이같은 예측을 내놨다.

윤창배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연구원은 "2025년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은 미국"이라며 그에 대한 근거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사례를 들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는 핵심 공약이었던 금융규제 완화, 화석연료 생산 확대 등으로 금융, 소재, 산업재 분야가 1년 내내 많은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에는 비트코인 전략자산화를 비롯한 가상자산 규제 완화가 트럼프 정부 주요 공약이므로, 트럼프 시대를 거치며 가상자산 분야가 두각을 드러낼 것이란 예측이다. 이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서 미국이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윤 연구원은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하원을 통과한 FIT21 법안이 기존 법안들과의 조율을 거쳐 더욱 강력한 산업 육성 법안으로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FIT21 법안은 대표적인 가상자산 규제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 경계를 명확히 하고, 상품으로서의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은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통과 시 가상자산 업계 전반이 더욱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또 윤 연구원은 "볼커룰을 완화했던 경험을 살려,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금융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금융사의 가상자산 관련 신사업 확대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당선인 아들들이 디파이(탈중앙화금융)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 △트럼프 당선인의 '최저 전기료' 정책이 미국 비트코인 채굴 산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새해 가상자산 시장을 미국이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가상자산 관련 공약.출처=해시드오픈리서치(HoR) '2025 트럼프 2기, 미 크립토산업 정책의 향방은' 리포트.

코빗리서치센터도 '2025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 리포트를 내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아래 미국의 변화가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다뤘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후임으로 지명된 폴 앳킨스는 가상자산이 미국 경제에 중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가상자산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반대하는 '크립토 친화적'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차기 행정부와 SEC의 규제 기조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오랫동안 가상자산과 사업체 성장, 그리고 제도권의 가상자산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증권성' 관련 법적 리스크가 대폭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적 리스크 해소와 동시에 법적 명확성은 확보될 것이란 예측도 더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 의원이 발의한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법안과, FIT21 법안 등이 가상자산 시장에 법적 명확성을 부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센터장은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규제 및 입법에 미국을 '선진 사례'로 참고하고 있으므로 미국의 이같은 변화는 글로벌한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