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준비금 3000억 감액해 배당 늘린다…"해외 진출도 노력 중"

17일 임시주총 개최…준비금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

두나무 로고.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운영사 두나무가 자본준비금 3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을 늘린다.

17일 두나무는 서울 강남구 미림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준비금 감소와 정관 개정 건을 의결했다.

두나무는 자본준비금을 감액해서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감액 대상은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초과금으로 3000억원이며 이달 27일 전환 예정이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두나무는 주주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자본준비금 전환 배경을 묻는 질문에 남승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배당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배당할 때 어떤 재원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세금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주주 분들이 세금을 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답했다.

소득세법 시행령은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받는 배당은 과세 대상 배당소득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두나무도 배당 재원 확보 방법으로 자본준비금 감액을 택했다.

이날 임시주총에선 두나무의 해외 진출 및 신사업 계획, 상장 계획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해외 진출과 관련해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강하게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제도적인 제약이 많았다"며 "해외로 자본 송금도 잘 안됐다. 지금은 약간 완화돼서 하이브와 조인트벤처로 미국에 레벨스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레벨스는 두나무가 하이브와 합작 법인으로 설립한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업이다. 하지만 NFT 시장이 가상자산 시장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시장 여건이 아직 안 좋다 보니 생각했던 만큼 실적을 못 내고 있지만 계속 노력은 할 것"이라며 대신 '바이버' 서비스의 성장성을 강조했다. 바이버는 두나무 자회사로, 명품시계의 중고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실물을 토큰화해서 거래한다면 글로벌 확장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에 중고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을 시작했고, 다행히 잘 성장해서 국내에서 가장 큰 중고 명품시계 거래 사이트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물을 토큰화해서 해외 진출할 경우 중고 차 등 다른 분야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공개(IPO) 및 금융정보분석원(FIU) 가상자산사업자 심사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상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남 CFO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지만 아직 의사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아직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 수리를 받지 못한 데 대해 이 대표는 "(현장)검사를 마친 상태이지만, 통보를 받지 못해서 발언하는 게 적절치 못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