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CMO "기관 투자자 관심 급증…전략지로 두바이 선택"[인터뷰]

3억명이 이용하는 바이낸스, 영향력 확대 요충지로 두바이 낙점
바이낸스 블록체인 콘퍼런스 기획한 레이첼 콘란 CMO 인터뷰

레이첼 콘란 바이낸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바이낸스 자료 제공)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올해 바이낸스 블록체인 행사에 참가하는 기관 투자자가 전 행사 대비 20%나 증가했다.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3억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올해 제6회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Binance Blockchain Week·BBW)를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두바이에서 개최한다.

BBW는 개발자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산업에 종사하는 리더, 각국의 정부 기관 관계자, 벤처캐피털(VC) 운용사, 업계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을 위한 종합 콘퍼런스 형태이지만, 레이첼 콘란 바이낸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같이 최근 급증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해 기관 투자자를 위한 전문 세션까지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두바이는 가상자산 산업의 허브가 되기 위해 바이낸스를 포함해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의 유입을 받아들이면서 기관 투자자들과 이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역적으로도 동서양을 잇는 두바이에서 이번 BBW를 열고 기관 투자자 유입은 물론 거래소의 지역 확장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뉴스1>은 지난 18일 바이낸스의 레이첼 콘란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역 확장 전략 등에 대해 물었다.

바이낸스, 전략 요충지로 '아시아·유럽·아프리카의 교차로' 두바이 선택

우선 레이첼 콘란 CMO는 BBW의 개최지로 두바이를 선택한 것이 거래소의 영향력 확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콘란 CMO는 "두바이가 동서양을 잇는 지리적 이점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혁신적인 기술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도시"라며 "BBW의 개최지도 이러한 지역 특징과 환경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바이낸스는 지난 4월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 당국(VARA)으로부터 가상자산 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또 6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규제 준수를 위해 UAE 거주 사용자들을 바이낸스의 현지 거래소 바이낸스FZE로 이전하기도 했다.

현지 규제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원활하게 중동 지역의 거래소 사업 진출에 성공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초 국내 거래소 고팍스의 인수 과정을 거치며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사례와는 정반대의 경우다.

콘란 CMO는 "바이낸스는 글로벌 거래소 중 규제 관련 라이선스를 20개로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거래소이기도 하다"며 "아무래도 두바이를 포함해 규제가 명확하거나 가상자산 산업을 지지해 주는 도시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바이낸스에 왔을 때 가장 먼저 세웠던 목표가 최대한 빠르게 10억명의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두바이와 같이 혁신적인 장소에서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의 사업 확장에 두바이가 용이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점은 두바이가 현지에서 기관 투자자들과 가상자산 기업을 이어주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리차드 텅 바이낸스 CEO는 CNBC를 통해 올해 기관 투자자 유입이 40% 늘었다고 밝혔다.

이같이 기관 투자자 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두바이가 명확한 규제 아래 가상자산 허브 역할을 자처하자 바이낸스뿐만 아니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핀테크 투자 자회사 SC벤처스가 일본 금융그룹 SBI홀딩스와 함께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 가상자산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늘어난 기관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산업 관심도…BBW서도 드러나

한편 그는 이 같은 기관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관심도 급증을 이번 BBW 행사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BBW가 전체 블록체인 생태계와 관련돼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행사이지만, 특별히 이번 행사에는 규제 준수 및 대규모 투자 전략 등 기관 투자자를 위한 맞춤화된 세션도 준비했다"며 "3개의 기관 주제 전용 패널까지 확보하는 등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 급증을 행사 기획 단계에서부터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특히나 올해 BBW가 주목을 받는 것은 바이낸스가 최근 본사 설립을 위해 여러 지역을 물색 중인데,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교차로에 위치한 두바이가 바이낸스의 세계 주요 시장으로 접근하기 용이한 지역이라 본사 후보군 중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바이낸스 두바이 본사 지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여러 (본사) 후보군에 대한 리스트가 있긴 하지만, 이는 규제 환경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BBW, 바이낸스 브랜드 가치 올리고 시장 영향력 키우기 위한 기회의 장"

끝으로 콘란 CMO는 BBW 행사의 티켓을 판매하고 훌륭한 스폰서십을 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BBW의 개최를 통해 바이낸스의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고 브랜딩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올해 BBW 참가자 수는 3500명으로 지난 이스탄불 행사에 비해 40%가량 증가했다"며 "올해 행사의 스폰서 수도 지난 행사 대비 두 배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티겟 판매가 행사의 중요 수익원이며 선도적인 기업들로부터 스폰서십을 맺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직접적인 수익원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BBW의 가치는 결국 단순한 직접 수익원을 넘어, 바이낸스의 브랜드 가치와 시장 영향력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BBW와 같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장기적인 재정적 이점을 줄 수 있는 보다 더 강력한 사용자와 파트너, 투자자들을 바이낸스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게 목표"라며 "BBW는 바이낸스에게도 브랜드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기회의 장"이라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