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줄폐업'…3만명 넘는 투자자 자산 484억원 묶였다

올해 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줄폐업
폐업·중단 거래소 보유한 고객 자산 406억원어치…반환 지연

비트코인 상징이 새겨진 동전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올해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폐업이 잇따른 가운데, 영업을 종료하거나 중단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고객이 돌려받아야 하는 자산이 484억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중 영업을 종료한 가상자산 거래소는 총 11개사이고, 영업을 중단한 거래소는 총 3개사다. 사실상 14개 거래소가 문을 닫은 상태다.

우선 영업 종료 거래소에서 현금성 자산 및 가상자산을 반환받아야 하는 가입자 수는 3만3096명에 이른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폐업 거래소는 캐셔레스트(1만9273명)였다. 다음으로는 지닥(5853명)이었으며 프로비트(5174명)가 뒤를 이었다.

영업 종료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총 14억 100만원이며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은 164억1600만원으로 합하면 178억1700만원에 이른다. 고객이 돌려받아야 할 자산이 178억원어치라는 의미다.

고객의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가상자산사업자는 130억 400만원(현금성 자산 6억 4000만원, 가상자산 124억원)을 보유한 캐셔레스트이며, 다음으로는 22억 4500만원(현금성 자산 3억 6700만원, 가상자산 18억 7800만원)을 보유한 프로비트였다. 5억 7900만원(현금성 자산 2억 9700만원, 가상자산 2억 8200만원)을 보유한 후오비 코리아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영업을 중단한 가상자산 거래소는 총 3개사이며, 가입자 수는 1720명으로 추산됐다. 이들 3개 거래소의 보유자산은 306억 5000만원(현금성 자산 7000만원, 가상자산 305억 8000만원)에 이른다.

영업 중단 거래소 중 이용자 자산이 가장 많은 거래소는 오아시스로, 가입자 수 143명에 보유자산은 162억 2000만원(현금성 자산 2000만원, 가상자산 162억원)이다.

다음으로는 플랫타익스체인지가 가입자 수 1485명에 보유자산 143억 5000만원(현금성 자산 5000만원, 가상자산 143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트레이드는 가입자 92명에 8000만원(가상자산 8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금융당국은 영업 종료 가상자산사업자가 보관 중인 이용자 자산을 반환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안내한 상태다. 또 '디지털자산보호재단' 설립을 허가해 자산 반환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업자들이 돌려줘야 할 자산이 수백억 단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국 의원은 "코인 거래소가 불황인데다, 규제 대응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현재 진행 중인 금융위원회의 갱신신고 심사 과정에서 영업 종료 및 중단 거래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한 자산을 돌려받지 못하는 가입자의 규모는 더욱 증가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자들의 연쇄 피해를 막기 위해 갱신신고 심사 과정에서 향후 영업 종료 가능성이 농후한 업체들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며 "디지털자산보호재단이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도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