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마켓 활성화 나선 업비트, 세 차례나 이례적 '인하 정책 연장'
빗썸 대비 테더 일일 거래량 4분의 1수준
"테더 마켓 운영하는 업비트, 거래량 늘려야 마켓 활성화 기대"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점유율 1위 업비트가 이례적으로 테더(USDT) 거래 수수료 인하를 세 차례나 연장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USDT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업비트는 그간 빗썸의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 시행에도 기존 거래 수수료인 0.05%를 유지하면서 원화마켓 수수료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8월30일 테더(USDT)의 거래 수수료에 대해서는 0.05%에서 0.01%로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이후 지난달 두 차례, 이달 들어 한 차례 수수료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등 테더 거래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점유율은 국내 원화 거래소 시장 내 58%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40%의 점유율을 기록한 빗썸이다.
업계에서는 우선 업비트가 이같이 테더 수수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실시한 배경과 관련해 '타 가상자산과 달리 테더에 한해서는 빗썸에 거래량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빗썸의 공격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이 테더 거래에 있어서 두드러지고 있다"며 "빗썸이 테더 거래량 면에서 업비트를 압도하면서 업비트가 해당 거래량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수수료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15일 기준 업비트와 빗썸의 일일 거래량을 분석할 결과, 빗썸의 테더 일일 거래량은 2450억원이고, 업비트의 테더 일일 거래량은 1150억원이다. 전체 점유율 면에서는 업비트가 빗썸에 앞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테더에 대한 거래량 자체는 빗썸이 업비트 대비 두 배가 넘게 앞서는 모습이다.
빗썸이 업비트 대비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앞서 상장한 것이 현재 테더 거래량에 있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빗썸은 최근 시장 상황 대비 투자 심리가 좋았던 지난해 12월 테더를 상장했고, 업비트는 올해 6월에 들어서야 테더를 상장했다.
뒤늦게 테더를 상장했지만, 업비트의 입장에서 거래소 내 테더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것은 업비트가 유일하게 5대 거래소 중 테더 마켓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비트는 지난 2019년 운영을 종료한 해외 거래소 비트렉스와의 오더북 공유를 통해 테더 마켓도 타 원화 거래소와 달리 지속적으로 운영을 해왔다. 테더 상장 전까지는 업비트 이용자들이 해외 거래소에서 테더를 전송해서 업비트 내 테더 마켓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지난 6월 상장으로 이 같은 어려움이 해결됐다.
게다가 테더는 달러와의 1대1 가격 연동을 추구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달러 투자 명목에 대한 투자 대상이 되기도 한다. 테더 마켓을 운영하는 업비트 입장에서는 테더 거래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테더 마켓에 대한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다.
업비트는 테더 상장으로 이 같은 테더 마켓 활성화를 기대한 모양새이지만, 테더 마켓에 한해서는 현재 빗썸에 우위를 뺏긴 셈이다. 이러한 점이 업비트의 테더 마켓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테더 마켓의 유동성 확보뿐만 아니라 테더가 해외 거래소로의 자금 이동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테더 거래량이 증가할 경우 추가적인 유저 확보에도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봤다.
장 리서치센터장은 "테더가 달러와 가치가 페깅되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전송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 사용한다"며 "이에 업비트는 해외거래소를 액티브하게 이용하는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테더 마켓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테더 마켓의 경우 원화 상장 대비 좀 더 테스트 성격의 마켓인 만큼 상장 부담이 덜하다"며 "다양한 자산들을 상장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