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코인 지갑' 개발사 아이오트러스트 "'위핀'으로 글로벌서 경쟁"[인터뷰]

[인터뷰] 유민호 아이오트러스트 CSO·김경은 위핀 개발총괄
'크립토 겨울'에도 7년 간 업계 지켜…기업용 지갑 '위핀' 사업 가속화

(왼쪽부터) 김경은 아이오트러스트 위핀 개발총괄, 유민호 아이오트러스트 CSO.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위핀 같은 서비스 내장형 지갑을 필요로 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것입니다. 하드웨어 지갑인 디센트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자 합니다".

유민호 아이오트러스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지갑 사업의 전략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올해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면서 가상자산 업계에 한 차례 훈풍이 불었지만, 국내 가상자산 기업들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는 추세다. 국내 규제가 엄격해진 데다 홍콩, 두바이 등 가상자산을 적극 받아들이는 해외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일부 국내 기업은 장기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가상자산 지갑 개발 기업인 아이오트러스트도 '가상자산 붐'이 일기 시작한 2018년부터 7년째 꾸준히 매출을 내왔다. 최근에는 주력 상품인 하드웨어 지갑 '디센트' 외에 기업용 가상자산 지갑 솔루션인 '위핀'을 출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FTX 사태' 이후 하드웨어 지갑 매출 꾸준…글로벌 시장서 점유율 확보

국내 가상자산 업계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아이오트러스트가 버틸 수 있었던 건 하드웨어 지갑 '디센트' 덕분이다. 국내에서 하드웨어 지갑을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어 초반에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 건수를 늘렸으나, 최근에는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보 중이다.

유 CSO는 "최근에는 디센트 매출이 거의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며 "예전에는 가상자산 시장 상황에 따라 지갑 판매량이 크게 달라졌는데, 요즘에는 가상자산 장기 보유자들이 많아지면서 판매량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지갑의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난 계기는 지난 2022년 말 터진 'FTX 사태'다. FTX 사태란 세계 3위권 대형 거래소였던 FTX가 일주일 만에 파산한 사태로, 대형 거래소의 부실한 고객 자산 관리가 수면 위로 드러난 계기가 됐다.

유 CSO는 "FTX 사태를 기점으로 '셀프 커스터디(수탁)'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하드웨어 지갑의 수요가 급증했고, 이후 매출도 꾸준해졌다"고 말했다. 대형 거래소조차 고객 자산을 부실하게 관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프라인 상태의 하드웨어 지갑으로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디센트를 통한 매출은 아이오트러스트가 기업용 지갑 솔루션인 '위핀'을 출시하는 원동력이 됐다. 위핀은 블록체인 서비스 내에 위젯 형태로 내장이 가능한 '서비스형 지갑(WaaS, Wallet as a Service)'이다. 최근 아이오트러스트는 기업대소비자(B2C) 비즈니스인 디센트를 넘어 위핀으로 기업대기업(B2B)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1년 만에 사용 사례…지원 메인넷 늘려 사업 확장

지난해 출시된 위핀은 출시 1년 만에 사용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 CSO는 "작년에는 시장이 '크립토 겨울'이었는데도 니즈가 꽤 있었다"면서 "올해는 시장이 살아나면서 10개 팀을 만나면 3~4개 팀은 블록체인 서비스를 실제로 개발하려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용 사례로는 인벤의 웹3 게임 커뮤니티인 '볼텍스 게이밍', 모던라이언의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플랫폼인 '콘크릿' 등이 있다. 모던라이언은 현대카드와 멋쟁이사자처럼의 웹3 합작 법인이다.

이날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김경은 위핀 개발총괄은 위핀의 강점을 '빠른 대응'이라고 소개했다. 김 총괄은 "서비스 안에 '빌트인(Built-in)'되는 지갑이기 때문에 웹, 안드로이드, ios 등 최대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SDK(소프트웨어개발키트)를 제공하고 있다"며 "서비스와 연동하는 과정에서 고객사에 요청에 대한 대응이 빠른 것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유 CSO는 소셜 로그인, 마케팅 도구 등 부가적인 기능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웹3의 서비스는 상호 연결이 용이하다는 것"이라며 "위핀 사용자 간 '크로스 프로모션'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위핀이 내장된 서비스를 출시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위핀을 사용하는 해외 서비스와 공동 프로모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셜 로그인 기능 등을 넣어 사용자경험(UX)도 크게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위핀은 향후 지원하는 블록체인 메인넷을 더 늘려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유 CSO는 "현재 20여개 블록체인 메인넷을 지원 중"이라면서 "디센트는 이미 64개 메인넷을 지원하고 있다. 메인넷 지원에 대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향후 고객의 니즈에 맞춰 지원 메인넷 수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