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CEO "리플, 규제 명확성 지닌 가상자산…게리 겐슬러 임기는 끝날 것"

SEC와 소송 끝낸 리플…갈링하우스 "XRP, 그 자체로 증권 아냐"
"SEC 공격, 법적 근거 없어…해리스 당선돼도 겐슬러 임기 끝난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가 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리플(XRP)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제외하고 규제 명확성을 지닌 유일한 가상자산입니다. 미국 법원은 이미 XRP가 그 자체로는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플과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소송에 대한 소감을 전하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리플은 4년 간 이어진 미 SEC와의 소송을 끝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리플 소송을 담당해온 아날리사 토레스 뉴욕남부지방법원 판사는 리플에 1억2500만달러(약 1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SEC가 요구한 과징금 및 민사상 벌금을 합한 20억달러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다.

토레스 판사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XRP 판매는 연방 증권법 위반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해 리플은 이 같은 내용의 약식 판결로 SEC를 상대로 '일부 승소'한 바 있다. 단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XRP 판매는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갈링하우스 CEO는 "법원이 XRP 그 자체로는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라며 "SEC가 요구한 벌금도 94%나 감액했다"고 강조했다.

XRP가 증권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온 SEC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게리 겐슬러 현 SEC 위원장을 SEC의 리더로서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오랜 시간 워싱턴에서 양당의 주요 리더를 만났는데, 민주당 고위 임원들조차 가상자산에 대한 SEC의 전쟁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을 향한 SEC의 공격이 법에 근거한 것이 아님을 지적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SEC의 공격은 판사들의 판결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라며 겐슬러 SEC 위원장을 비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오는 11월 대선에서 해리스가 당선이 되더라도 겐슬러의 임기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돈을 걸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리플은 기자간담회에서 리플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XRP레저(XRPL)를 소개하고, 한국 시장과의 협업 계획을 알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모니카 롱(Monica Long) 리플 사장은 "개발자 커뮤니티 면에선 한국 시장에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커스터디(수탁) 사업 중심으로도 한국 기업 및 은행들과 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과 협업한 바 있으나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리플의 제품이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니카 롱 사장은 "당초 한국 은행들과의 협업은 가상자산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졌었지만, 리플의 사업 방향이 바뀌었다"며 "한국의 규제가 더 명확해진 만큼 앞으로 협업 기회가 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