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잭팟' 90년생·딥마인드 출신 99년생 만났더니…벌써 3조 몸값

블록체인 기반 IP 프로젝트 '스토리', 실리콘밸리서 3조원 기업가치 인정
'래디쉬' 5000억원에 매각한 이승윤·딥마인드 최연소 PM 제이슨 자오가 창업

이승윤 스토리 대표.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블록체인 기반 지식재산권(IP) 프로젝트 '스토리(구 스토리프로토콜)'가 전세계 '혁신의 산실' 실리콘밸리에서 3조원 규모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를 비롯해 유수의 벤처캐피탈들이 관심을 가진 결과다. 이전 투자 라운드에선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와 삼성넥스트,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도 참여했다.

스토리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기업가치뿐만이 아니다. 이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미국에서 창업해 카카오에 5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는 90년생 이승윤 대표가 처음 도전한 '블록체인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또 99년생인 공동창업자인 제이슨 자오(Jason Zhao)는 '알파고 개발사' 구글 딥마인드 최연소 프로덕트매니저(PM) 출신이다. 17세에 스탠포드에 입학, 3년 만에 학위를 취득한 천재이기도 하다.

◇'5000억 잭팟' 신화 이승윤의 새 도전은 '블록체인'

지난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스토리 개발사 PIP 랩스는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주도한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서 8000만달러(약 1068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2억5000만달러(약 3조 37억원)에 이른다.

스토리는 인공지능(AI)에 의한 IP 및 저작권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챗지피티(ChatGPT) 같은 생성 AI 모델이 저작권이 있는 작품을 도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웹소설 플랫폼을 창업해 매각했던 이승윤 대표가 IP 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 대표는 31세였던 지난 2022년 래디쉬를 매각해 5000억원대 '잭팟'을 터뜨린 인물이다. 당시에도 젊은 한국인 창업자가 수천억원대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를 낸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990년생인 이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 철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옥스퍼드대학 토론클럽 '옥스퍼드유니언' 회장 출신으로, 당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인으로는 최초, 아시아인으로는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 이후 두 번째였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유니언은 1823년 설립된 유서 깊은 토론 클럽이다.

졸업 이후 창업가의 길을 걷게 된 그는 전(前)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인 다니엘 튜더와 미디어 스타트업 '바이라인'(Byline)을 창업했다. 하지만 저널리즘으로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고, 이에 그는 웹소설로 눈을 돌렸다. 2015년 12월 래디쉬미디어 미국 법인을 설립한 그는 이듬해 2월 '래디쉬'를 선보였다. 래디쉬는 '웹소설계 넷플릭스'로 불리며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 결국 2022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매각되는 성과를 냈다.

◇이승윤에 힘 보탠 '천재 개발자' 제이슨 자오…'스토리' 알리려 방한

제이슨 자오 스토리 공동창업자.

이 대표의 이력을 고려하면 그가 왜 IP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온라인 세계에선 IP를 가지고 있는 창작자가 해당 IP 활용에 따른 수익을 공정하게 배분받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는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챗지피티(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들이 저작물을 허락없이 활용하면서도 그에 대한 대가는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 의식을 더 키워준 건 제이슨 자오 스토리 공동창업자다. 자오 창업자는 17세에 스탠포드 대학에 입학, 철학을 전공해 3년 만에 졸업한 이른바 '천재'다. 1990년생인 이승윤 대표보다도 9살이나 어린 1999년생이다. 이승윤 대표와는 철학을 전공했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철학을 전공했으나 석사 학위를 취득할 땐 컴퓨터과학으로 눈을 돌렸다. 석사 역시 1년 만에 초고속으로 마쳤으며, 스무살 남짓이었던 대학원 재학 시절 알파고 개발사로 잘 알려진 딥마인드에 입사해 최연소 PM으로도 재직했다.

딥마인드에서 AI 관련 지식을 쌓은 인재인 만큼, AI의 도용으로 인한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또 컴퓨터과학 석사를 1년 만에 취득한 천재 개발자인 만큼 스토리 플랫폼 개발도 주도하고 있다.

자오 창업자는 지난 22일 한국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토리의 비전을 알렸다. 그는 오는 9월 초 코리안블록체인위크(KBW)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스토리의 목표를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