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이더리움 현물 ETF 시대 열렸다…5000달러 뚫나

"이더리움 현물 ETF 유입액, 비트코인 ETF 3분의1 수준 될 것" 전망 우세
이더리움 시총도 비트코인 3분의1 수준…비트코인 같은 가격 상승 기대

암호화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토큰의 삽화. 22.05.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시간으로 23일(현지시간)부터 본격적으로 거래를 시작하는 가운데, 이더리움도 비트코인처럼 ETF 거래 개시 후 가격이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된 직후에는 가격이 하락했으나, 약 3주가 지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한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최종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SEC가 지난 5월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한 데 따른 최종 결정이다. SEC는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한 8개 회사의 상품들 중 최소 2개 회사의 상품이 23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더리움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다. 이달 ETF가 최종 승인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던 만큼, 가격에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더리움은 348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추후 상승 여부는 이더리움 현물 ETF에 얼마나 많은 자금이 유입되는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현물 ETF는 기관투자자들이 이더리움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채널이다. 기관 자금이 많이 유입될수록 이더리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므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선 선례도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거래를 시작한 지난 1월 11일 직후엔 급락했지만 약 3주 뒤인 2월 초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탔다. 기관투자자 자금이 유입되기까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3월 중순까지 56% 이상 크게 상승했다.

현재는 비트코인 현물 ETF 유입액의 3분의1 정도가 이더리움 ETF에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의 토마스 퍼푸모(Thomas Perfumo) 전략책임자는 더블록과의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후 5~6개월 동안 매달 7억5000만~10억달러 규모의 순유입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6개월간 유입된 규모의 3분의1 수준이다. 이더리움의 시가총액도 비트코인의 3분의1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더리움 가격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는 유입 규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규모를 예상했다. 그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1월 11일 거래가 시작돼 7월 19일까지 약 6개월간 170억달러 자금이 순유입됐다"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가 둘 다 승인됐던 캐나다의 사례로 볼 때,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의 약 30%, 첫 6개월간 약 50억달러의 자금 순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예측이 맞아떨어질 경우, 이더리움 가격은 5000달러 이상으로 오를 전망이다. 비트와이즈는 보고서를 내고 "이더리움 현물 ETF는 거래 시작 후 첫 18개월 동안 150억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6개월간 50억달러)"며 가격 또한 5000달러를 넘어 신고점을 경신할 것으로 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과가 예상보다 미미할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마켓메이킹 업체 윈터뮤트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시장이 예측하는 것보다 수요가 적을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유입 자금의 15~20% 정도가 유입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