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호號 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 줄줄이 접어…주가도 위믹스도 '내리막'

지난달 '미르M' 글로벌판에 이어 이달 '우나월렛'도 서비스 종료
박관호 대표의 '사업 재정비'…매출 기여 못하면 과감히 철수 '선택과 집중'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 모습. 2022.11.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국내 게임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해온 위메이드(112040)가 최근 연달아 블록체인 서비스들을 종료하면서 위믹스(WEMIX)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의혹 등 이른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위메이드는 최근 리더십 교체에 따른 사업 재정비라는 입장이다. 올해 위메이드는 그간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해온 장현국 전 대표가 물러나고, 창업주인 박관호 대표가 경영 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미르M도, 우나 월렛도…위메이드의 과감한 '서비스 종료'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 및 위믹스 재단은 최근 한 달새 '미르M' 글로벌판, 우나월렛 등 그동안 야심차게 선보였던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들을 잇따라 철수했다.

미르M은 위메이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대표 사례 중 하나였다. 대표작 '미르' 지식재산권(IP)에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기반 토큰 경제를 적용한 것으로,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이용자가 이탈하며 매출에 기여하지 못했다.

이에 '미르M' 글로벌 운영진은 지난달 21일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향후 게임 개발과 서비스 지속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논의 끝에 안정적인 서비스와 업데이트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서비스 종료 시기는 연말이며, 종료 시기까지 업데이트는 중단된다.

이달 들어선 출시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우나월렛'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우나 월렛은 위믹스 재단이 지난해 선보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우나기'의 핵심 서비스였다. 우나기는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로, 우나 월렛은 여러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을 하나의 지갑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내세웠다.

핵심 서비스로 내세웠음에도, 6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에 위믹스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 붙기도 했다. 위믹스 재단은 공지에서 "향후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박관호 대표의 '사업 재정비'…위믹스 가격 제고도 과제

이처럼 주요 서비스들을 연이어 철수하자 일각에서는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가상자산사업자 미신고' 의혹으로 서울남부지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위메이드는 박관호 대표가 경영에 복귀하면서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블록체인 분야의 매출을 늘리고,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서비스는 과감히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들어 떨어진 위믹스 가격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현재 위메이드 블록체인 게임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미르M이 아닌 '나이트 크로우'다. 상대적으로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미르M' 같은 게임은 서비스를 종료하고, '나이트 크로우'를 더욱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대표도 지난달 연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나이트 크로우의 성장세를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다며 매출 증가 요인으로 나이트크로우를 꼽았다.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은 지난 3월 출시 후 3일만에 매출 1000만달러를 달성했으며, 최고 동시접속자 수 4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 '우나기'보다는 '위믹스플레이' 및 '위퍼블릭'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위메이드는 두 플랫폼에 집중하기 위한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위믹스플레이는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메인넷 플랫폼 '위믹스 3.0'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위메이드는 여러 게임사의 게임을 위믹스 플레이 위에 온보딩시키고 있다. 또 위퍼블릭은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위퍼블릭과 관련해 박 대표는 "(위믹스 플레이에 비해) 위퍼블릭은 많이 모르실텐데, 올 하반기 행사를 갖고 미래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업 재정비를 토대로 위메이드는 위믹스 가치 제고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가상자산 위믹스(WEMIX) 가격은 지난해 12월 5300원대 가격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1500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올해 3월 가상자산 상승장에 힘입어 4600원대까지 반짝 상승했으나, 두 달 만에 가격은 '3분의1'이 됐다. 박 대표 취임 후 오히려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주가 흐름도 비슷하다. 3월 중순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경신했을 당시 위메이드 주가도 7만6000원 선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 4만원 선이다.

한편 이와 별개로 '플레이월렛'의 국내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플레이월렛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의혹의 주 원인었기 때문이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는 위메이드가 '개인 키'를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플레이 월렛을 운영했다며 올해 초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관련 정보를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으며, 서울남부지검 또한 해당 의혹을 수사팀에 배당해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