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정답은 비트코인"…'비트코인 디파이' 뛰어든 바이프로스트[인터뷰]
박도현 파이랩테크놀로지 대표 인터뷰
격동의 코인 시장서 7년 버틴 韓 가상자산 프로젝트…"서비스로 승부 볼 것"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2018년, 2021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가상자산(암호화폐) 상승장이 찾아왔지만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테라·루나 사태, 정부 규제 등으로 국내 프로젝트들의 입지가 급속도로 좁아졌기 때문이다. 대형 거래소에서 거래량 상위권을 차지하는 코인들 중 국내 코인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서도 7년을 탄탄히 버틴 국내 프로젝트가 있다. 블록체인 미들웨어 플랫폼에서 시작해 메인넷, 디파이(탈중앙화 금융)까지 사업을 확장한 '바이프로스트' 얘기다.
격동의 가상자산 시장에서 7년을 버티며 바이프로스트가 느낀 건 결국 돈은 '대장 코인'인 비트코인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면서 비트코인은 정식 투자처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기반 금융, 즉 디파이 시장은 여전히 이더리움(ETH)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디파이 서비스들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콘트랙트로 구동되는데, 그동안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스마트콘트랙트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택스를 비롯해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스마트콘트랙트를 도입하는 프로젝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바이프로스트도 시장 환경이 바뀌었음을 느끼고, 최근 비트코인을 활용한 디파이 서비스를 출시했다.
◇블록체인 사업 7년, 답은 '비트코인'
바이프로스트 개발사 파이랩테크놀로지의 박도현 대표는 지난달 29일 <뉴스1>과 만나 지난 7년 간 가상자산 프로젝트 사업을 지속해온 소감을 밝혔다. 또 어떻게 비트코인을 활용한 디파이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는지 그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대표는 "2017년에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 때 나온 가상자산 프로젝트 중 남아있는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가상자산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을 때였고, 블록체인 기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박 대표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디파이 붐'이 일면서다. 지난 2020년 디파이 붐이 일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이 증명됐다고 그는 밝혔다. 이후 시장에는 변곡점이 다시 한 번 찾아왔다. 올 1월 미국 시장에서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그 변곡점이다.
박 대표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처음 개발한 이후 가장 큰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비트코인이 '얼리어답터'만 사는 자산이 아닌, 자산운용사들이 투자하는 자산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박 대표는 가천대학교 금융수학과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비트코인의 가능성은 그의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 그는 "2018년부터 비트코인 관련 논문들을 열심히 봤다. 기존 자산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넣으면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논문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폭락장에서도 비트코인을 (투자 자산 목록에) 넣으면 포트폴리오가 좋아진다"며 "이런 논문들이 기존 금융투자 업계에 비트코인에 투자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을 것이고, 블랙록 같은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을 토대로 박 대표는 비트코인에서 가능성을 봤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로 세상을 바꿔보려고 지난 7년간 노력했는데, 비트코인이 정식 투자처가 됐다는 건 그 결실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으로 바이프로스트가 잘할 수 있는 걸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바이프로스트가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 서비스 '비티씨파이(BTCFi)'를 출시한 배경이다.
◇블록체인 미들웨어서 '비트코인 디파이'로…한 달 반만에 '100억 효과'
바이프로스트는 본래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을 잇는 '미들웨어'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2023년 바이프로스트만의 블록체인 플랫폼, 즉 메인넷을 출시했으며 올해는 비트코인 디파이로 영역을 확장했다.
사업 확장 과정을 묻는 질문에 박도현 대표는 "바이프로스트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들만 존재했다. 이 플랫폼들을 이어주는 '크로스체인'들이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이후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을 잇는 크로스체인이 대세가 됐고, 다른 크로스체인 프로젝트들도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크로스체인 프로젝트들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블록체인 플랫폼들 간 유기적 연결"이라며 "그럼에도 정작 비트코인과 연결되는 프로젝트는 많이 없어서 비티씨파이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을 활용한 다른 프로젝트들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선 비트코인 관련 프로젝트로 유명한 '스택스'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스마트콘트랙트를 도입하는 '비트코인 레이어2'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 스택스와 달리, 바이프로스트의 비티씨파이는 가상자산 비트코인(BTC) 자체를 활용한 디파이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박 대표는 "스택스는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라며 "스택스가 비트코인과 1:1로 연결되는 sBTC를 발행하는데, 이 sBTC도 비티씨파이에 붙일 수 있다. 비트코인은 물론 비트코인 기반의 다른 가상자산들도 비티씨파이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티씨파이에선 비트코인은 물론,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발행된 비트코인 기반 가상자산들이 바이프로스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연결된다. 사용자는 비트코인 또는 비트코인 기반의 다른 가상자산을 비티씨파이에 예치한 후, 스테이블코인인 '비티씨유에스디(BtcUSD)'를 발행한 뒤 이를 다시 디파이에 예치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BtcUSD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미국 달러 가격과 1:1로 연동된다.
지난 3월 14일 사전 출시 이후 현재까지 비티씨파이엔 총 740만달러(약 100억원) 규모 비트코인이 모였다. 박 대표는 비트코인을 장기 투자 자산으로 보유 중인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이 같은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학자로서 수요, 공급으로만 봐도 비트코인 가격은 장기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며 "비트코인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면 자금이 필요할 때 현금화 대신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 받는 서비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치코인 역차별?…"서비스로 승부"
아울러 국내 프로젝트로서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만큼, 박 대표는 한국 프로젝트들이 오히려 한국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역차별'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세번째 상승장이 왔음에도 '김치코인'들은 소외되고 있다"며 "다행히 옥석 가리기 과정을 거치며 '스캠' 김치코인이 많이 사라졌다. 역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프로덕트를 통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도 비티씨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박 대표는 밝혔다. 그는 "기관들이 비티씨파이에 비트코인을 넣기 시작하면, 서비스의 신뢰도를 더 높일 수 있다"며 "김치코인이 소외되는 이유는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실제 결과가 검증돼야 신뢰도가 낮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많이 남아있지 않은 만큼, 올해는 더욱 더 사명감을 가지고 사업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한국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위축되고 있어 일종의 사명감을 느낀다"며 "이렇게 가상자산이 정식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 한국 프로젝트가 기술적으로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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