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불장 왔는데"…1세대 기업은 '블록체인' 떼고 리브랜딩

메디블록, '위버케어'로 사명 변경 후 EMR 사업 가속화
사명서 '블록·코인·체인' 등 제외…리브랜딩 후 IR 활동도 시작

메디블록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올해 들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2017~2018년 관련 사업을 시작한 1세대 블록체인 기업들은 사명에서 '블록', '체인', '코인' 등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떼며 리브랜딩에 한창이다. 국내 법인으로 블록체인 사업만을 하기엔 규제 장벽, 부정적인 인식 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세대 블록체인 기업 중 하나인 메디블록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위버케어(WeavrCare)'로 사명을 변경했다. 위버케어는 '직조하다'라는 뜻의 'Weave'를 담은 이름으로, 환자와 병원을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본래 메디블록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페너시어'를 기반으로 환자가 자신의 의료 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주요 사업이다. 주요 서비스로는 블록체인 기반 의료정보 및 보험 청구 플랫폼인 '메디패스'가 있다. 또 가상자산 메디블록(MED)은 업비트, 빗썸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지난 2021년 말부터 메디블록은 의료진 전용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닥터팔레트'를 출시하고, 각 병원에 닥터팔레트를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가 상대적으로 침체했던 2022~2023년에도 닥터팔레트 신사업으로 도약을 꾀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번 리브랜딩도 이 같은 '투트랙' 사업 추진의 연장선이다.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사업은 지브롤터 법인 메디블록을 통해 이어가고, 국내 법인인 위버케어는 닥터팔레트 확장 등 신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리브랜딩은 메디블록만의 일은 아니다. 1세대 블록체인 기업을 중심으로 '리브랜딩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역시 1세대 블록체인 기업인 체인파트너스도 최근 'AI3'로 사명을 변경했다. 기존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사업도 지속하지만, '크립토 겨울' 시절 시작한 신사업인 인공지능(AI) 분야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사명도 블록체인 기반의 웹3 영역과 AI의 접점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체인파트너스는 사명 변경 이후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직장인 AI 비서 '웍스AI'를 출시한 이후, 현재는 프롬프트 특화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프롬프트는 생성형 AI 모델에 입력하는 텍스트 또는 명령을 말한다.

리브랜딩을 마친 이들 기업은 투자 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재 메디블록은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IR) 활동을 시작했다. 체인파트너스도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위한 IR 활동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메디블록, 체인파트너스보다도 일찍 회사를 설립한 1세대 블록체인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리브랜딩을 마친 바 있다. 코인플러그는 '코인'을 떼고 '씨피랩스'로 사명을 바꿨고, 아이콘루프도 가상자산 '아이콘'을 이름에서 뗀 뒤 '파라메타'로 탈바꿈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