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억 무너지자…'2등 코인' 이더리움도 일주일새 23% 폭락
덴쿤 업그레이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선물 시장 청산에 하락 폭 확대
'이더 ETF'도 불투명…"5월 승인 어렵다"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비트코인(BTC) 가격이 7만3000달러에서 6만달러 선까지 급락한 가운데, '2등 코인' 이더리움(ETH)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진행된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대규모 업그레이드 '덴쿤' 이후에도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더리움, '덴쿤' 이후 오히려 하락…청산으로 하락 폭 커져
20일 오후 4시 빗썸 기준 이더리움(ETH)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7.54% 떨어진 458만7000원이다. 지난 13일 575만원대 가격을 기록한 이후 일주일 만에 100만원 넘게 떨어졌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해외 이더리움 가격도 전날 같은 시간보다 6.94% 내 313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일주일 전 대비 23%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지난 13일 대규모 업그레이드 '덴쿤'을 진행했다. 덴쿤 전까지는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더리움(ETH) 코인 가격도 줄곧 상승했으나, 덴쿤 이후에는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달 말부터 줄곧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더리움은 하락세로 전환되기 전 미결제약정 규모가 사상 최대치에 도달한 상태였다. 미결제약정이란 청산되지 않은 계약으로, 미결제약정 규모가 커지면 코인 가격이 떨어질 때 큰 금액이 한 번에 청산되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진다.
이더리움 역시 이번 하락장에서 선물 시장의 '롱 포지션'에 베팅했던 금액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하락 폭이 확대됐다.
◇'이더 현물 ETF'도 불투명…3100달러 지지선 지켜야
이에 더해 오는 5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랙록을 비롯한 자산운용사들의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을 계속 미뤄온 바 있다.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하는 기한은 반에크 신청 건 심사 기한인 5월 23일(현지시간)이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 현물 ETF가 5월에 승인될 확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비트코인의 경우 1월 ETF 승인 전 규제기관과 발행사 간 논의가 꾸준히 진행됐다. 반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발행한 자산운용사들조차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주장했다.
매트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더리움 현물 ETF가 5월보다 늦게 출시되는 게 좋을 수도 있다"며 "월가와 전통 금융사들은 비트코인을 이제 막 소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가상자산 ETF가 나오기 전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더리움의 다음 가격 지지선은 3100달러다. 3100달러 선이 무너지면 선물 시장에서 또 한 번 큰 금액이 청산되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3100달러 선을 수성하는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이 3100달러까지 하락할 경우 2억1200만달러 상당의 '롱 포지션'이 청산된다. 3000달러까지 떨어지면 2억3700만달러까지 청산액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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