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 '게임체인저'…'ETF 효과' 장기화되나 [비트코인 1억 갈까]①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량 연일 증가세…블랙록 ETF 규모 약 15조원
초반 ETF는 개인 투자자 중심…기관투자자 유입으로 'ETF 효과' 지속될 듯

편집자주 ...비트코인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1억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량 증가, '반감기' 효과 등이 상승세에 꾸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은 총 3회에 걸쳐 비트코인 상승 원인을 진단하고, 향후 전망을 예측해본다.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의 '무서운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9500만원선까지 돌파하며 1억원 돌파까지 500만원도 채 남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지난 4일 오후 5시25분경 9027만2000원을 기록해 전고점(9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5일 오전 9500만원선까지 돌파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9600만원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2024.3.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BTC)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1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비트코인 상승세의 가장 큰 이유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꼽힌다. 지난 1월 미국에서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최근까지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현물 ETF 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ETF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에 비트코인 ETF로 인한 '상승 효과'가 얼마나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상승세 이끈 건 '비트코인 ETF'

5일 오전 11시 50분 빗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8.69% 오른 9649만원이다. 코인마켓캡 기준 해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7.03% 오른 6만8334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상승세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견인하고 있다. 이날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ETF 'GBTC'를 포함한 10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보유한 비트코인(BTC) 물량이 약 70만개를 기록했다. 현재가로 약 476억달러(63조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비트코인 ETF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ETF 운용사들이 매입하는 비트코인 물량도 증가한 것이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블랙록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책임자들이 2024년 1월11일 뉴욕시 나스닥 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자 오프닝 벨을 울리고 있다. ⓒ AFP=뉴스1

ETF 중 가장 두드러지는 상품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상장시킨 비트코인 현물 ETF 'IBIT'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지난 4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ETF 10종의 거래량이 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블랙록의 ETF 상품 'IBIT'의 거래량만 24억 달러이고, 운용자산 규모는 110억 달러를 넘었다"고 덧붙였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를 두고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다른 ETF 상품들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운용자산 규모 100억달러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블랙록은 자체 운용 펀드의 투자 목록에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추가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워처구루 등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은 산하 펀드인 '블랙록 스트래티직 인컴 오퍼튜니즈(BSIIX)' 투자 목록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추가했다. 블랙록이 SEC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는 해당 펀드가 비트코인, 비트코인 ETF 등에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관투자자, 이제 막 진입…"ETF 효과 지속될 것"

그렇다면 이 같은 'ETF 효과'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우선 시장에서는 ETF 효과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비트코인 가격에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으나, ETF 효과는 장기화될 것이란 분석도 따른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자금을 넣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주요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웰스파고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두 은행 모두 미국 4대 은행이자 기관 고객이 많은 은행이다. 즉, 두 은행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ETF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에 향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지원하는 금융기관이 늘어나고,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매트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달 2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ETF 상장 이후 초기엔 주로 개인 투자자와 헤지펀드들이 (ETF에) 관심을 보였다"며 "이런 추세가 향후 몇 달간 기관투자자들에게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와이즈는 향후 비트코인 예상 가격을 '8만 달러'로 예측한 바 있다.

세르게이 나자로브 체인링크 공동창업자도 '불마켓(상승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근거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들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신규 투자자들이 시장 사이클을 주도하고 있다. 신규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기관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추세"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