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훈풍'에 가상자산 스타트업 투자 늘었다…국내 투자사도 '잰걸음'
해시드·하이퍼리즘 등 국내 투자사, 올 상반기 투자 늘리기로
"RWA·토큰증권·허가형 디파이 등 '규제 준수' 프로젝트 집중"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해 말부터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7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2~2023년 '크립토 겨울'을 거치며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줄었지만,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이에 국내 투자사들도 투자를 늘리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 지난해부터 벤처캐피탈(VC)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인 하이퍼리즘 등이 대표적인 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시드, 하이퍼리즘 등 국내 블록체인 투자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조 변화에 가장 영향을 미친 건 글로벌 트렌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이 약 19억 달러(2조5000억 원)를 기록, 전 분기 대비 2.5% 늘었다. 직전 분기 대비 투자금 증가세가 나타난 건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해시드는 올해 들어 리드 투자 건수를 늘리면서 투자 확대에 돌입했다. 이달에만 게임 개발 스튜디오 '오버월드', 가상자산 투자 솔루션 '블루프린트 파이낸스' 등 두 건의 투자 라운드를 리드했다. 해시드 투자팀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투자 규모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된 만큼, 기존 자산을 토큰화하거나 규제를 준수하는 프로젝트를 눈여겨볼 예정이다. 해시드 관계자는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와 토큰증권발행(STO)을 가속화하는 프로젝트, 기관들이 규제를 준수하며 참여할 수 있는 허가형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프로젝트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래 가상자산 운용사인 하이퍼리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투자 규모도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원준 하이퍼리즘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이 2만5000달러에서 5만 달러로 2배 오르는 동안,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대한 VC 투자금은 2배가 되지 않았다"라며 "아직 프라이빗 투자 단계에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지금이 투자를 늘릴 적기"라고 설명했다.
대중 시장이 활성화되는 동안 프라이빗 투자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 단계 중에서도 가장 초기 단계인 '시드 라운드' 투자에 집중하는 게 하이퍼리즘의 전략이다. 향후 프라이빗 투자 시장도 활성화될 것을 대비해 기업가치가 낮은 초기 스타트업들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시드 라운드에서부터 투자 기업을 잘 선별할 수 있는 기준에 대해 이 대표는 "시드 투자를 받는 기업들은 완성된 제품이 없다. 따라서 창업자를 꼼꼼히 살펴보는 투자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금융권에서 넘어온 창업자와, 블록체인에 익숙한 '웹3 네이티브' 창업자를 비교해봤을 웹3 네이티브 창업자들이 세운 스타트업이 성과가 더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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