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적자 늪에 결국 '희망퇴직' 단행
지난해 말 희망퇴직으로 20명 넘게 퇴사…인력 규모 100여명으로
"수수료 무료 정책 때문은 아냐…5년 간 이어진 적자가 영향"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에서 지난해 말 희망퇴직으로 20여명이 퇴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하며 비용 지출이 커진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으나, 코빗은 지난 5년 간 이어진 적자로 체질 개선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코빗은 지난해 11월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미리 대상자를 선정하지는 않았으며 희망자라면 누구나 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희망퇴직을 통해 퇴사한 인원은 2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번 희망퇴직으로 한때 130명에 육박했던 코빗 직원 수는 100여명으로 줄었다.
희망퇴직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코빗이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수수료 무료 정책이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빗은 수수료 무료 정책에 더불어 메이커(지정가) 주문 시 거래 금액의 0.01%를 고객에게 지급하는 '메이커 인센티브'까지 진행, 다른 거래소에 비해 비용 지출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초 위믹스를 재상장한 이후부터는 에어드랍 이벤트로 인해 코빗 내 위믹스 거래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한때 24시간 거래대금이 100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위믹스에도 메이커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지출이 지나치게 커지자 코빗은 지난달 말 거래대금 3억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메이커 인센티브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코빗은 수수료 무료 정책 때문에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5년 간 이어진 적자로 인력 조정이 필요한 시기였다는 것이다.
코빗은 가상자산 시장이 최대 호황이었던 2021년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당시는 '3위 거래소'인 코인원도 영업이익 119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냈던 때다. 그러나 코빗은 제휴 은행인 신한은행에 지불한 수수료 규모가 커 영업손실 2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코빗 관계자는 "크립토 겨울이었던 2022년, 2023년은 물론 상승장이었던 2021년에도 적자였기 때문에 체질 개선이 필요했다"며 "(이번 희망퇴직이) 수수료 무료 정책과 크게 상관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희망퇴직 조건에 대해서는 "은행권 희망퇴직과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20명 조금 넘는 인원이 신청할 정도였다.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코빗의 희망퇴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코빗은 비트코인 가격이 400만원 수준으로 '하락장'이었던 지난 2019년 1월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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