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함영주 "2025년 예측·대응 어려운 해…'본연의 업' 강화할 때"

[신년인터뷰]"지난해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 기억에 남아"
글로벌 역점 지역으로 '북미'…"트럼프 2.0 시대, 도약의 기회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현재 금융시장은 높은 불확실성으로 예측과 대응이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여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금융 본업의 핵심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은 본연의 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손님 중심 경영을 통한 기반 확대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일 <뉴스1>과의 신년 서면 인터뷰에서 2025년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내실 다지기'를 꼽았다.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한국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내수·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본업의 역량 강화'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영업 신용위험 등 구조적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소비자에게 맞춤형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손님 중심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지난해 거둔 성과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꼽았다. 하나금융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전국에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11월 100호 어린이집 건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함 회장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와 사회 복지 지출 증가는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5년에 글로벌 진출 역점 지역으로는 '북미'와 '인도'를 꼽았다. 함 회장은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과 함께 북미 지역의 리쇼어링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하나금융은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함 회장과의 일문일답.

-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2024년 거둔 성과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하나금융은 저출생과 지방 인구소멸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2018년부터 전국 방방곡곡에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해 왔다. 지난 11월 경북 봉화의 석포하나 어린이집을 끝으로 6년이라는 시간과 1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회가치 창출 프로그램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더불어 지난 한 해는 그룹의 진정성 있는 꾸준한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얻으며 대한민국 대표 금융회사로서 K-밸류업에 한 축을 맡을 수 있었다.

- 2025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2025년은 본연의 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손님 중심 경영을 통한 기반 확대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 대내외 긴밀한 '협업'을 통해 비은행·비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시너지를 확대해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까지의 하나금융을 되돌아보고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고, 이를 통해 지속해서 성장을 가능케 한 하나만의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2025년 한해를 힘차게 달려가겠다.

- 2025년 경영상 위협 요인과 위기 극복을 위한 키워드 각각 3가지를 꼽는다면?

▶ 첫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통상 정책(보호무역, 대중 압박, 공급망 재편 등)은 국제 교역 환경을 악화시켜 글로벌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주면서 국내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다양한 손님들과의 상생 금융을 통한 동반성장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소비 부진과 내수 악화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부진 등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실제 과거 탄핵 정국에서도 내수와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자영업 신용위험 등 구조적 불안 요인하에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맞춤형 금융 상품 및 서비스 제공으로 대표되는 손님 중심 경영 및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와 사회 복지 지출 증가는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젊은 세대의 소비 감소와 노후빈곤 문제도 전체적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손님 대상의 자산관리 강화 및 청년 세대에 대한 사회적 금융 지원 등 중장기적인 차원의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 대내외 경제 여건으로 달러·원 환율이 연일 급등하고 있다. 내년 환율 전망치를 어떻게 보고 있으며, 어떤 대응 전략이 있는지?

▶ 달러·원 환율은 기존 저항선이었던 1400원대 중반이 상향 돌파되었으므로 1500원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환율의 급등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달러·원 환율도 1400원 부근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그룹 차원에서는 현재 국내외의 불안정성이 달러·원 환율 급등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한편 외화예수금 확보, 외화대출 관리 등을 통한 자본적정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필요시 해외금융기관의 크레딧라인 활용, 외화 채권 발행 등 다양한 자금조달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2024년 하반기부터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강화하고, 그룹 경영진은 RWA 관리회의를 주 1회에서 2회로 확대해 환율 변동성과 자본비율의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 2025년 금융권 최대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저출산·고령화 문제 가속화로 인해 인구변화구조에 어떻게 준비할지가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상황에 들어서고 베이비부머가 퇴장하면서, 한편으로는 부의 세대 간 이동이 강조되고 있다. 또 대내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에서 금융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생산성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망분리 완화 정책이 추진되고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한 외부 AI 모델 도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AI를 통한 생산성 증대와 금융서비스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는 탄핵 정국, 해외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장과 예고된 미·중 갈등 등 대내외적 경제·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 현재 금융시장은 높은 불확실성으로 예측과 대응이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금융 본업의 핵심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2025년 하나금융에 가장 중요한 화두는 '내실과 협업'이다. 튼튼하고 견고한 내실을 바탕으로 외부 시장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사업 기반을 구축할 것이다. 또 비금융 영역 및 AI·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기반한 분야에서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개척하고, 금융 본업 강화와 지원을 위한 디지털 역량도 지속 제고해 나갈 것이다.

- 올해 금융권에서 금융사고가 많았다. 금융사고 규모가 커지고, 방식도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과거 은행원들에겐 잘 일어나지 않던 일이었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뭐라고 보나? 금융은 신뢰가 생명인데, 돈 앞에 흔들리는 신뢰의 문제를 어떻게 보완하려고 하나, 어떤 대책이 있나?

▶ 최근 금융사고 사례 등은 임직원의 윤리 의식 부재에서 비롯한 경우가 상당해 내부통제에 관한 임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업문화의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윤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명확한 행동 기준과 윤리 규범을 제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내부통제 시스템의 강화 또한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2025년은 '그룹 공통 내부통제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첫해다. 시스템 기반의 내부통제를 통한 금융사고 등 위법행위를 예방하고 그룹 내부통제 수준의 상향 평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책무구조도에 기반한 내부통제 관리 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돼 금융사고 예방과 금융소비자의 신뢰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

- 2025년 글로벌 진출 전략과 목표는? 특히 역점을 둘 지역은 어느 곳인가?

▶ 2025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보호무역의 확대, 강달러 기조 강화, 환경정책의 변화 및 이에 따른 산업구조 재편 등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구조 변화와 공급망 재편에 따라 어려움이 예상되는 지역과 산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수행하는 한편, 성장이 예상되는 섹터에는 글로벌 현장의 금융니즈를 미리 예측하여 한발 앞선 영업을 추진하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글로벌 영업전략을 펼치고자 한다.

2025년 역점을 두고 있는 지역으로는 먼저 북미 지역을 이야기할 수 있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과 함께 북미 지역의 리쇼어링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활성화가 기대되고, 동시에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사업들 또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바 북미에서 하나금융은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또한 약 14억명의 인구와 함께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한 인도 지역에 기존 2개 지점(첸나이, 구루그람) 외에 2개 지점(뭄바이, 벵갈루루) 신설도 몇 년간의 노력 끝에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 활용과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AI 관련 전략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 하나금융은 AI를 기술 자체가 아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의 경험을 혁신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인지하고, 손님과 현장을 위한 적정한 AI 기술을 적용하려 노력 중이다. 하나금융은 외부 업체는 물론 산학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선도 AI 기술을 선점하는 동시에, 하나금융그룹만이 보유하고 있는 AI 싱크탱크(Think Tank),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필두로 자체 AI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