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장 "내년 대외환경 '시계제로'…수출위기대응체계 운영"
[신년사] 정부·기업의 버팀목 돼 수출 돌파구 찾아야
국제적 우군 더 만들어야…개발금융 상품 활용할 것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수은) 은행장이 정부와 기업들이 악화되는 대외무역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수은이 버팀목이자 지원군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31일 발표한 '2025년 신년사'에서 내년 대외환경의 변화와 수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직원들의 노고와 그에 따른 공적을 치하하면서도 "지난 성과를 마냥 자축하기에는 2025년 우리가 마주한 대외환경이 말 그대로 '시계제로'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윤 행장은 내년에는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글로벌 무역 전쟁 재점화, 환율 급등 등의 악조건이 현실화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과 정부는 대한민국 수출 성장을 견인해 온 수은의 역할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 행장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수은이 역량을 집중해야 할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그 과제는 수출 위기의 돌파구 마련, 국제협력은행 역할 확대, 조직 내부의 변화와 혁신이다.
먼저 윤 행장은 "국책 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며 수은이 무역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의 산업에 버팀목 역할을 하는 한편, 미국 신정부 출범으로 기회를 얻은 조선과 방산, 원전 등 전략 수주 사업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은의 정책금융 역량을 결집한 '수출위기대응체계'를 내부에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출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점검하고 새로운 무역 및 산업 정책이 발표되면 신속히 맞춤형 금융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행장은 "국제 경제 질서의 구심점이 약해질수록 대한민국에는 전략적 경제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수은이) 다양한 금융 수단으로 국익을 확대하는 국제협력은행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망 재편과 수출시장 다변화 등 당면한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협력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대외전략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연계하고 개발금융을 활용해 국익을 확대하는 성공적 지원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 행장은 급격히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은 자체도 "더욱 효율적으로 스마트하게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성과와 역량을 중시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인사를 통해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물은 99도에서 끓지 않는다. 단 1도만큼의 주의가 부족해도 99도가 되도록 물을 끓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며 직원 한 명 한 명이 '나 하나쯤은 괜찮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행장은 "수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커지는 만큼 우리의 모든 행동과 의사결정은 투명하고 윤리적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며 "투명성과 윤리 의식이 우리의 조직 문화로 자리 잡도록 저를 포함한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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