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인선 작년엔 '64일' 검증…올핸 아직 후보군도 안갯속
지난해엔 첫 자추위 때 후보공개…올해는 감감무소식
모범사례 꼽혔는데…'비공개' 관행으로 돌아가나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50여 일 남은 상황에서 차기 행장 선임 일정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행장 선임 절차를 투명화하겠다며 후보자와 일정을 공개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올해 연말 종료되는 조 행장의 임기는 이제 55일 남았다. 조 행장의 임기가 채 두달이 남지 않았지만 후임자 후보군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우리금융이 조 행장 선임 당시 두달여 전에 후보자를 미리 공개하고 추후 일정을 공개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3월 24일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함과 동시에 임기만료 전 사퇴를 선언한 이덕원 우리은행장의 후임을 결정하기 위한 첫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었다.
자추위는 첫 회의에서 당시 우리캐피탈 대표였던 조 행장을 비롯해 4명의 후보(롱리스트)를 공개하고 추후 선임 일정까지 공개했다.
이후 우리은행은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외부전문가 종합역량평가 △다면 평판 조회 △업무보고 평가를 거처 최종 2인을 후보를 선출하고 마지막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했다.
롱리스트 발표부터 최종후보 선정까지 64일이 걸렸다. 우리금융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장기간에 걸쳐서 은행장 후보를 선출한 것은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실제 금융당국은 당시 우리은행장의 승계절차를 모범사례로 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 9월 26일 첫 자추위가 열렸지만 어떤 공개적인 메시지도 나오지 않았다. 자추위 논의 내용은 물론, 후보자 리스트와 후속 자추위 개최 계획 등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았다.
단지 '논의를 시작했다'는 전언뿐이었다. 이후에도 한달이 넘도록 관련한 내용이 공표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우리금융 이사회가 소집됐지만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우리금융은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 측은 "자회사별 주요현안, 내년도 중점 추진사업 중심으로 브리핑이 진행됐다"라고만 설명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조 행장의 선임 과정을 소개하며 "향후 그룹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계기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은행장 선임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공식적인 설명이 전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 과거처럼 자추위 몇번에 결정되는 식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와 관련된 내용들은 전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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