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ELS 배상 합의 5000건 넘었다…홍콩 H지수 6500선이 '관건'

KB, 일주일 새 3440건 합의…하나은행도 다음주부터 '속도'
홍콩 H지수, 8월 이후엔 6500선만 넘어도 손실 없을 듯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모임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2024.1.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주요 시중은행과 투자자 간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협의가 속도를 내면서 배상 합의 사례가 5000건을 돌파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다음 주부터 수천 건의 협의에 돌입하는 만큼, 상반기 내에 1만 건 이상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단, 홍콩 H지수 하락세가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현재까지 5323건의 H지수 ELS 손실 건과 관련해 투자자와 자율 배상에 합의했다.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올해 1월 만기 도래한 6300여건의 ELS 손실 확정 계좌(중도해지 포함)를 대상으로 자율배상 협의에 나섰다. 이후 지난달 말까지 약 일주일 간 협상 대상 중 절반이 넘는 3440건이 합의에 이르렀다. 이전 실적 129건을 합하면 총 3569건의 배상을 마쳤다.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992건의 합의를 도출했다. 또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1일 손실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배상 조정 신청을 받기 시작, 현재까지 556건에 대한 협상 및 배상금 지급을 마무리했다.

하나은행도 이달부터 수천 건의 배상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6월에만 3000여건의 배상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홍콩H지수다. ELS 상품은 기초로 삼는 주가지수에 등락에 따라 손익이 확정돼 상품 종류에 따라 지수가 가입 당시 지수의 65~70% 이상이 돼야 원금을 보전받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 시점의 지수가 높을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가입 기간에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50% 초과 하락' 같은 '녹인(Knock-in)' 조건이 붙은 ELS의 경우, 대체로 H지수가 가입 당시의 70%를 넘어야 이자를 받고 상환할 수 있다. 녹인 조건이 없는 ELS는 65%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6900대까지 올랐던 홍콩H지수는 최근 6300대까지 떨어졌다.

H지수가 다시 6800으로 회복된다면 당장 6월부터 녹인 조건이 없는 H지수 ELS 만기 도래 계좌의 경우 모두 이익 상환될 가능성이 있다. 8월 이후부터는 H지수가 6500선만 넘어도 거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