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의 정도경영]②금융지주 회장이 MWC?…"틀을 깨는 디지털 혁신"
리딩금융 탈환 가능성 커져…진옥동 "고객에게 1류 돼야" 강조
인공지능·'신한SOL'로 디지털 대도약 꿈꿔
- 공준호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취임 1주년을 맞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다시 리딩금융(금융지주 순이익 1등) 자리를 되찾아 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진 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데 힘을 쏟는 한편 슈퍼앱과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을 통해 디지털 대도약을 이뤄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딩금융 재탈환 도전…"고객 가치 1등 해야" 강조
지난해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4조3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2년 달성했던 '리딩금융' 자리를 2023년에는 KB금융에 내준 상황이다.
다만 2022년 순이익이 역대 최대규모였다는 점,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상생 금융 지원,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등 거액의 일회성 비용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충분히 다시 리딩뱅크를 탈환할 저력이 남아있다.
특히 은행권을 뒤덮은 대규모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서 경쟁사인 KB국민은행과 비교해 신한은행의 판매규모가 적다는 점은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현재로서 정확한 배상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NH투자증권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투자자 손실률 50%, 손실 배상비율 40%를 가정했을 때 KB국민은행은 약 1조원, 신한은행은 약 3000억원의 배상액이 예상된다. 은행 차원의 비용에서 수천억원의 차이를 두고 시작하는 만큼 '리딩금융' 경쟁에서도 KB금융 대비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진옥동 회장은 은행장 시절부터 단순한 '재무적 1등'보다도 고객중심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그룹 창업을 기념해 진행한 강연에서 경영철학에 대해 대한 직원의 질문에 "재무적 1등 보다 고객으로부터 인정 받는 것이 진정한 일류다. 한 단계 높은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고객과 사회로부터 인정 받는 '일류신한'을 지향점으로 삼자"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양적 성장 만큼 중요하게 내부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6월 금융위의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책무구조도 도입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진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는 철저한 내부 견제와 검증을 통해 업무의 모든 과정이 정당화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법령 통과 후 조기에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뉴진스' 앞세워 디지털 대도약 시도…슈퍼앱·AI 양대축
은행장 시절부터 '디지털'의 중요성을 피력해 온 진 회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신한금융의 디지털 경쟁력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평소 진 회장은 "틀을 깨는 디지털 혁신"을 늘 강조해왔다. 지난 2월 금융지주 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주요 계열사 사장들과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한 것도 이같은 맥락의 일환이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진 회장은 인공지능(AI)·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금융에 접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 이번 MWC 방문을 결정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시장, 기술, 금융 소비자의 트렌드가 분초 단위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우리가 경험한 과거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는 훨씬 빠르고 그 방향도 가늠하기 어렵다. 기존의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슈퍼앱 '신한 슈퍼SOL'을 내놓고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선 '신한 슈퍼SOL'은 신한금융이 지난해 12월18일 '금융을 새롭게, 신한이 한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신한 슈퍼SOL'을 출시한 그룹사 통합플랫폼이다. 2월 말 현재까지 이용고객수 360만명을 넘기며 순조로운 출발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 슈퍼SOL은 신한금융의 주요 그룹사인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저축은행 등 5개사 금융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해 '한 곳에서 빠르게', '다양한 기능을 융합해 편리하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슈퍼앱 출시에 걸맞게 신한금융은 '슈퍼스타' 뉴진스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뉴진스는 슈퍼SOL을 비롯해 신한금융그룹의 통합 모델로 활동할 예정이다.
AI 기술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 1월 서울 중구 소재 신한금융 본사에서 직접 AI, 데이터 담당 실무자들이 함께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논의하기 위한 'AD(AI/Data) 캔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에서 진 회장은 "AI 와 데이터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경쟁력으로 여기에 모인 직원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러분 개개인이 기술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디자이너’로서 고객과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신한카드와 신한은행 등 주요 계열사들도 AI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지난 19일 노코드 AI 플랫폼 'AI 스튜디오' 모든 영업점에 확대 도입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고객 특성 분석에 나섰다. 향후에도 은행 내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AI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 역시 올해 1월 LG CNS 및 LG AI연구원과 인공지능(AI)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DX(디지털전환)본부를 설치하는 등 금융과 테크의 결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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