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워크아웃 우려' 태영에 7000억대 대출…"PF 사업장 관리 강화"

주채권은행 산업은행, 2002억 대출 등…2금융·상호금융도 대출 채권 보유
은행권 PF 사업장 모니터링 확대 등 부실 전이 확산에 촉각

사진은 26일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의 모습. 2023.1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태영건설이 이르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약 7000억원을 대출해준 은행권도 비상이다. 태영건설 채권 부실화에 더해 중소 건설사의 연이은 부실 발생 우려도 확산하는 만큼 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은 국내 은행들로부터 장기차입금 4693억원과 단기차입금 2250억원 등 총 7243억원을 빌렸다. 장기차입금에는 일반·시설자금 대출과 함께 PF 대출이 포함돼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대출 규모가 가장 커 PF 대출 1292억원과 단기차입금 710억원 등 2002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PF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으로 PF 대출 1500억원과 단기차입금 100억원 등 1600억원을 대출했다.

이 밖에도 기업은행은 PF 대출 997억원, 우리은행은 단기차입금 720억원을 각각 태영건설에 빌려줬다. 신한은행은 PF 대출 436억원과 단기차입금 200억원 등 636억원을, 하나은행은 PF 대출 169억원과 단기차입금 450억원 등 619억원의 대출 채권을 보유했다.

태영건설의 대출 채권을 보유한 2금융권(보험사·증권사)도 다수다. 한화생명보험은 845억원, IBK연금보험과 흥국생명보험은 각 268억원, 농협생명보험은 148억원의 PF 대출을 해줬다. 농협손해보험은 333억원, 한화손해보험과 푸본현대생명보험은 각 250억원의 시설자금을 빌려줬다.

증권사 중에는 KB증권이 412억원의 PF 대출을 제공했으며, 하나증권이 300억원, 한양증권이 1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각각 대출했다. 애큐온저축은행 5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아울러 신협중앙회 397억원, 용인중앙새마을금고 359억원을 빌려줬으며, 성남중앙새마을금고는 PF 대출과 단기차입금을 각 167억원 대출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되면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소집하게 된다. 이후 채권은행들은 경영정상화 계획 결의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채권 행사 유예 등을 수반하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일부 채권에 대한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태영건설의 영업·재무 현황을 비롯해 PF 보증과 같은 우발 채무가 주 채무로 전이되는지 여부 등을 주시하고 있다. 태영건설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중소 건설사 줄도산 사태가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전체 PF 사업장별 분양과 공정 현황, 공사비 확보 현황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태영건설만 놓고 보면 워크아웃으로 가게 되면 직접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자체 신용도를 기준으로 보증을 선 프로젝트도 많아 기한이익상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은행, 다시 말해 돈을 빌려준 대주들에게 대출을 갚으라고 약정서에 적히는 만큼 여파가 상당해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