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대출 갈아타기' D-7…51개 금융사·7개 플랫폼 먼저 출격

금융권·플랫폼 업계, 23일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CBT 서비스…31일 출범 앞두고 최종 리허설
고객 유치 위한 마케팅 물밑 경쟁…국민·하나銀, 특화 상품 개발 나서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도와주는 '대환대출 인프라' 출범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권과 플랫폼 업체가 막바지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주부터 클로즈베타(CBT) 서비스를 통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는데, 51개 금융회사와 7개 금융회사부터 이달 3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잠정 결론이 났다.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각 금융회사와 플랫폼도 마케팅 준비에 한창이다. 금융권은 더 많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대환대출 인프라 특화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수수료 환급 등의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금융권과 핀테크 플랫폼 업체들은 지난 23일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CBT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회사 직원들이 직접 금융사 앱에서 대출을 갈아타 보고 그 과정에서 오류는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핀테크 플랫폼을 통한 대출 조회·비교 서비스도 점검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 상품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교해 보고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비대면으로 기존 대출금 상환·신규 대출 실행이 이뤄지도록 하는 금융결제원의 '대출 이동 시스템'과 각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을 한데 모아 비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출 중개 플랫폼'이 합쳐진 형태로 신용대출에 한해 이달 31일 공식 출범된다. 금융당국은 이자 부담 경감 등 금융소비자의 편익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설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온라인에서 대출을 비교해보고 갈아타기까지 가능한 서비스는 세계 최초의 사례다.

당초 금융결제원의 대출 이동 시스템엔 은행·저축은행·카드·캐피탈사 등 총 53개 금융회사가 참여하기로 했는데, 정식 출범일인 3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금융회사는 51개사로 정해졌다. 저축은행 1개사와 캐피탈사 1개사 등 2개 금융회사는 아직 전산 개발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폼 중에선 총 7개사가 3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잠정 결론이 났다.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핀다·뱅크샐러드·KB국민카드(KB페이)·웰컴저축은행이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나머지 16개사는 전산 개발·금융회사 계약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합류할 전망이다.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되면 대출자들은 플랫폼을 통해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을 비교해 보고 갈아탈 수 있다. 기존에는 대출 차주가 각 은행 영업점에서 금리를 조회한 후, 추가 서류 심사 과정을 거쳐야만 갈아탈 수 있었다. 앞으로는 플랫폼에서 금리 조회와 대출 신청은 물론이고, 절약할 수 있는 이자 비용까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당장 31일부터 7개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금융회사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플랫폼과 상품 탑재를 위한 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금융회사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상품을 탑재하기로 결정해도, 회선 등록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플랫폼 입점을 확정했다. 플랫폼 업계는 앞으로 점차 많은 금융회사가 플랫폼에 상품을 탑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금융회사 앱을 통해서 대출을 갈아탈 수는 있다. 예컨대 A금융회사 앱에서 '갈아타기'에 접속하면 대출 차주가 보유한 대출과 A은행에서 갈아탈 수 있는 대출 상품이 표시된다. A은행의 B대출 상품으로 대환을 선택하면, 금융결제원의 대출 이동 인프라에서 기존 대출 상환·신규 실행이 이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을 비교하지 못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금융회사 앱을 통해서도 손쉽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권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대환대출 인프라의 구조상,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다른 금융회사에 고객을 빼앗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KB국민은행은 대환대출 인프라에 탑재할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비대면 신용대출 대비 더 낮은 금리를 책정하거나 더 많은 한도를 부여하는 등 금융소비자 편익을 확대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하나은행도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체 앱을 통해 신용대출을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해약금과 인지세 등 1인당 소요되는 대출 거래비용을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토스는 지난 10일부터 대환대출 서비스 사전 신청을 받고 있는데 지난 24일 기준으로 약 30만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성실 상환자에 대한 일부 이자 지원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말 신용대출에 이어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대환대출 인프라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위주로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