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도 은행 '신용평가' 기준된다…저신용자 대출 문턱 낮춘다
금융당국 은행 부수업무에 알뜰폰 등 '금융·통신 융합서비스' 허용 결정
銀 비금융데이터 확대 전망…"신용평가모형 고도화로 소비자편익 제고될것"
- 신병남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KB국민은행이 지난 4년간 운영한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KB리브엠)에서 금융과 통신의 서비스 융합 가능성을 엿본 금융당국이 은행 전반에 관련 서비스 허용을 결정했다. 당장 다른 은행의 진출 의사는 없는 상황이지만, 빅테크 등 플랫폼과의 경쟁을 고민하는 은행들의 추가 진출이 예상된다.
은행이 취급가능한 업무가 넓어지면서 통신 관련 양질의 비금융 데이터가 쌓이게 돼 사회초년생 등 금융이력부족자(씬파일러)들에 대한 은행들의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정보가 적다는 이유로 1금융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하거나 높은 금리를 요구받는 일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열린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KB국민은행의 '간편·저렴한 금융-통신 융합서비스' 규제개선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KB리브엠 사업을 지속(1년 6개월 추가)할 수 있게 됐으며, 향후 부수업무로 신청하면 다른 은행들도 업무 취급이 가능해진다.
그간 금융당국은 금융과 통신의 융합서비스가 가능한지를 KB리브엠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살펴보고자 했다. KB리브엠은 특례를 적용받아 최대 4년이라는 일몰 기간을 받고 운영됐음에도 지난 2월 기준 40만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SKT·KT·LG유플러스 등 3사 중심의 통신시장을 은행이라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흔들지 여부는 금융 측면에선 부차적인 부분이라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당장 금융당국은 관련 서비스가 부수업무로 은행에 안착하게 되면 통신 요금과 관련된 부분에서의 지급 결제 서비스라든지 카드 결제, 예·적금과 관련한 추가적인 혜택 제공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데이터가 쌓일수록 은행의 신용평가모형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데이터"라며 "은행들이 통신 관련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결국 다양한 신용평가모형(CSS)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CSS 개발과 고도화로 소비자 또는 중소기업, 개인사업자들의 혜택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의 평가처럼 KT의 손자회사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출범부터 이 같은 통신정보를 활용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취급에 시중은행 대비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었다.
실제 케이뱅크는 지난해 2월 신파일러(thin filer) 고객 특화 CSS를 도입하고 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그해 10월 말까지 약 8개월간 대출을 내준 고객 65.5%의 신용점수가 기존 대비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오른 고객은 신용점수가 326점 상승한 경우도 있었다.
인터넷은행보다 대출 노하우가 깊은 시중은행의 경우 시장 확대가 더 용이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티맵모빌리티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KB국민은행은 3개월 뒤인 11월 티맵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비대면 대출을 출시하는 등 데이터 확보가 플랫폼 단기 고용 종사자들을 위한 상품 출시로 즉각 이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통신 데이터는 요금납부라는 금융 성격에 더해 위치정보 등이 포함돼 그간 은행들이 카드사들의 데이터 만큼이나 탐내왔던 영역"이라며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맞물려 맞춤형 서비스를 더욱 고민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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