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은행채 금리 상승세…대출금리 더 오른다
은행채 5년물 금리, 한달 새 0.7%p 상승…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시장금리 들썩
연말 기준금리 인하도 불투명…고정형 주담대 7% 위협 가능성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레고랜드 사태 이후 진정되던 은행채 금리가 최근 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가 고점이라는 그간의 관측을 깨고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대출금리 상승세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1~6.46%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23일 연 4.30~6.30% 대비 상·하단이 소폭 올랐다. 이들 은행의 고정형 대출 금리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13일) 당시 4.63~6.96%에서 내림세를 보이다가 최근 반등했다.
미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진 데 이어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금리가 요동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2일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 4.761%에서 2월 3일 3.887%로 내려갔다. 이후 지난달 28일 다시 4.505%로 상승했다. 은행채 금리가 약 한달 사이에 0.7%p나 상승한 건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시장금리가 추세적인 하락으로 전환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월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4분기엔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연준이 추가 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달러·원 환율이 최근 1300원선을 넘어선 것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공개한 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 대다수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3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미국 입장에선 경기가 좋아지고 소비도 늘어나고 있어 물가 방어 차원에서 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한국은행도 따라 올려야 한다"며 "최근 시장금리엔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최근 경기를 생각하면 하향 조정할 여지는 있을 텐데, 미국 상황을 생각하면 쉽사리 내리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도 상당 기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6% 중반인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7%에 근접해질 가능성이 높다. 고정형 주담대와 마찬가지로 은행채를 준거금리로 하는 신용대출 역시 7%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금융당국의 압박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돈 잔치'를 연일 비판하며 은행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당국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예대금리차 축소를 위한 관리 강화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식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
실제 하나은행은 지난 2일부터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신규 취급 금리를 최대 1%포인트(p) 인하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p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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