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 주담대 금리 지속된다"…'영끌족' 고통 길어져

기준금리 동결됐지만 주담대 금리 이미 1년새 2배로 '고금리 여전'
한은 "금리 인하 시기상조"…금리 조만간 더 오를 것이란 관측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한국은행이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은행의 연 6% 이상 고금리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기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관측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근 은행채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대출금리도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금리가 장기화됨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53~6.42%로 집계됐다. 전세대출 금리는 연 4.42~6.07%, 신용대출은 연 5.35~6.59%다. 주요 대출상품 최고금리는 여전히 6%대를 넘고 있다.

불과 1년여 전 만 해도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 초중반이었다. 1년 사이 금리 부담이 많게는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예컨대 연 3.50% 금리로 3억원을 30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매월 원리금상환액은 134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연 6.42%로 오르면 원리금상환액은 188만원으로 54만원이나 뛰어오른다. 직장인 평균 월급(335만원, 국세청 2021년 기준)의 절반 이상(56%)이 이자로 나가는 셈이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랠리를 일단 멈췄으나, 이 같은 고금리 상황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번 기준금리 결정을 두고 금리 인하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번 동결의 의미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물가 상승률이 장기 목표인 2% 수준으로 가는 것이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서 확인이 되면 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오히려 은행권에서는 금리가 조만간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인 은행채 금리는 이달 초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3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4.113%다. 지난 3일 3.663%까지 떨어졌으나, 20여일 만에 0.45%p 올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전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으나 최근 국제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채권 시장이 기준금리를 선반영하기에 은행채 변동이 오히려 대출금리 흐름에 직결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처럼 은행채와 대출 금리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정부의 '돈잔치' 지적에 자체적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금리인하 여력에 한계가 있어 차주들의 체감 수준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70%p 인하했고, 우리은행도 우대금리를 높여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55%p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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