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월드투어 러시, 해외 매출 1조 돌파 이끌었다 [N초점]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K팝 아이돌 그룹의 월드투어 열기가 뜨겁다. 컴백과 함께 월드투어에 돌입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K팝 해외 매출도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데이터로 살펴본 K팝 해외 매출액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K팝의 해외 매출액은 1조 2377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9218억 원) 대비 34.3%인 3159억 원이 증가했다.
K팝 해외 매출의 주요 원천은 크게 세 가지다. 해외 공연 매출액 추정치 5885억 원(47.5%), 음반류 상품 수출액은 3889억 원(31.4%), 해외 스트리밍서비스 매출액 추정치 2603억 원(21.0%) 순이다. 이 가운데 해외 공연 매출액은 급격한 오름세를 이뤘다. 2023년 해외 공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02억 원, 59.8% 증가했다. 연구원은 "2022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서 해외 공연이 다시 활발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K팝 그룹들의 공연 횟수는 팬데믹 이후 더욱 늘어났다. 빌보드의 '더 이어 인 투어링'(THE YEAR IN TOURING)에 따르면, 하이브 소속 그룹들의 2022년 공연 횟수는 60회(관객 수 85만 5625명)였으나, 2023년에는 93회(관객 수 160만 명)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월드투어 '본 핑크'를 펼친 그룹 블랙핑크의 오프라인 공연 횟수는 2022년 24회(이하 서울 공연 횟수 제외)였으나, 2023년에는 38회로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트와이스가 38회, NCT 드림이 31회, 에스파 29회, 스트레이 키즈 27회, 에이티즈 25회,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23회, (여자)아이들 22회, 동방신기 20회,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24회, 세븐틴 18회, 더보이즈 18회, 엔하이픈 18회, 레드벨벳 11회, 잇지 10회, NCT 127 9회, 르세라핌이 9회 등 해외 공연을 펼쳤다.
오시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3년 K팝 해외 매출은 피지컬 음반 판매, 해외 스트리미서비스 매출(추정), 해외 공연 매출(추정) 등 모든 영역에서 매우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해외 공연 매출액 추정치는 매년 35% 성장(2018년~2023년 연평균 성장률 기준)"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월드투어의 활성화는 직접적인 공연 수익 증대뿐만 아니라, 음반 판매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증가 등 간접적인 효과도 가져온 것으로 파악했다. 2023년 음반류 상품 수출액은 38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2억 원(13.2%) 상승했으며, 해외 스트리밍서비스 매출액 추정치도 2603억 원으로 2022년보다 505억 원(24.1%) 올랐다.
2024년도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월드투어를 펼친 그룹을 비롯해 아이브, 제로베이스원 등도 올해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가수 아이유 역시 올해 25회 공연의 월드투어를 마친 바 있다. 또한 최근 K팝 아이돌 그룹이 전반적으로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해외로 적극 진출하고, 올해 다양한 신인과 현지화 아이돌 등이 출격하는 만큼 월드투어를 통한 K팝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한 명이 보러 가는 콘서트 수가 한정적이고 공연장 접근성도 뛰어나지 않은 반면, 해외는 그런 점에서 관대한 편이라 버다 광범위하게 공연을 소비하는 나라로 가려는 게 현 K팝 공연 기획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이라며 "특히 일본 시장은 공연 진입 장벽이 낮아 한 그룹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노래를 좋아하면 공연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런 분위기 속에서 K팝 아이돌들이 데뷔 후 월드투어에 돌입하는 시기도 많이 짧아진 것 같다"며 "예전에는 데뷔하고 1~2년 차에 월드투어를 진행하는 게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쇼케이스 투어, 팬콘 투어 등의 개념을 통해 해외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해외 공연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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