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 무대서 동성 커플 등 34쌍 결혼식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AFP=뉴스1

</figure>동성 커플들을 포함한 34쌍의 커플이 제56회 그래미상 시상식 무대에서 마돈나 등 톱스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56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는 34쌍의 연인들이 무대에 올라 전 세계의 음악팬들이 생중계를 지켜보는 앞에서 부부가 되었다.

34쌍의 커플 중에는 동성 커플과 이성 커플, 피부색이 다른 커플들이 섞여 있었다. 이들은 밝은 조명이 켜진 교회당으로 꾸며진 무대 위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찬송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반지를 교환했다.

이어 이날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한 힙합 듀오 매클모어 앤 라이언 루이스가 '세임 러브(Same Love)'를 축하곡으로 불렀다.

성소수자 공동체의 아이콘으로 불려 온 마돈나는 흰색 정장에 카우보이 모자 차림으로 1986년에 발표한 자신의 노래 '오픈 유어 하트(Open Your heart)'를 불렀다.

주례는 캘리포니아에서 주례사 자격을 취득한 퀸 라티파가 맡았다.

라티파는 "오늘 무대에 오른 모든 아름다운 커플들의 사랑을 축하한다"며 "우리는 모든 형태와 색깔이 이루는 사랑과 조화를 축복해 주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올해의 앨범상과 레코드상을 수상한 프랑스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는 함께 참석한 작곡가를 통해 찬사를 보냈다. 늘 로봇 같은 헬멧을 쓰고 등장하는 다프트 펑크는 대중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말하는 일이 거의 없다.

다프트 펑크를 대신해 작곡가 폴 윌리엄스는 "놀라운 결혼식과 동등한 각양각색의 사랑이 꾸민 이번 그래미상 무대는 언제나처럼 우아하고 품격이 있다"며 "언제나 어떤 조합으로든 사랑은 정당하며 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래미상 시상식을 연출한 프로듀서 켄 엘리히는 매클모어 앤 라이언 루이스가 콘서트 무대에서 프로포즈 이벤트를 진행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두 사람에게 이 행사를 부탁했다.

캐스팅 에이전시는 비밀리에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결혼식이 TV로만 생중계되며 미리 가족과 친지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는 조건으로 결혼을 앞둔 연인들을 섭외했다.

미국에서는 수도 워싱턴을 포함한 17개 주가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다른 16개국의 전역 또는 일부 지역에서도 동성 결혼이 합법화돼 있다.

pade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