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하얼빈' 서로가 동지였던 작품…뜻 예뻐해주길"(종합)
[N인터뷰] '하얼빈' 박정민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박정민이 '하얼빈'으로 남다른 의미를 되새겼다. 실존 인물 독립운동가 우덕순으로 분한 그는 단단하고 우직하게 인물을 그려내며 극에 힘을 보탰다.
박정민은 최근 영화 '하얼빈' 관련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그는 영화 '휴민트' 촬영을 위해 라트비아에 체류 중이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는 개봉 이틀째 100만, 5일째 200만 관객을 맞았고, 개봉 9일째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당시 100만을 넘어서고 취재진과 만난 그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보니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봐주시는 것 같다"며 "이 영화를 숫자로 재단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빠르게 많은 관객분이 보시는 게 놀랍고 기분 좋다"며 미소 지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감독님이 그때 당시 옳은 일을 하셨던 분들의 마음과 여정을 편하게만 찍고 싶지 않다고 계속 말씀하셨다. 우리는 이 영화를 숭고한 마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감독님의 의지가 있으셨던 것 같고, 그 마음을 배우들이 올곧게 따라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나눈 이야기, 시간이 가장 큰 의미로 남을 작품이다."
박정민은 안중근의 동료인 독립군 우덕순 역을 맡았다. 그는 "자료가 부족해서 많이 상상에 기대야 하는 인물이었다"라며 "그래서 나름대로 재판 기록도 찾아보고,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긴 했는데 유의미한 어떤 기록을 찾아내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상에 우덕순이라는 사람은 사실상 안중근 장군 옆에서 묵묵하게 그의 결정과 일을 지지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이 영화 안에서도 그렇게 계속 녹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제 몫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부연했다.
영화 '동주' 당시에 실존 인물 역할이 부담스러웠다고 했던 박정민은 "시간이 지나서 그때 부담감을 망각한 것도 있는 것 같고, 그걸 넘어서 함께 해보고 싶었던 감독님이고 선배님들이었다"라며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프로젝트에 안중근 장군에 대한 얘기인데, 결국 이 영화는 안중근 장군을 앞세운 독립군 얘기겠구나 싶었다, 그들도 두려워하고 아파하고 흔들리던 누군가의 아들이고 엄마이고 자식이고 했겠구나 싶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왜 이 생각을 안 해봤지' 하는 충격도 있었다"라며 "내 안에서는 그분들이 그냥 영웅이었으니까, 근데 영웅들도 사람이었구나 하는 걸 많이 느껴서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몽골, 라트비아 등 추운 곳에서 촬영했다. 하지만 박정민은 힘들지 않았다며 "힘들었던 기억이 별로 없어서 신기하고, 촬영할 때 굉장히 좋았다"라며 "영화 안에서도 서로가 서로의 동지였던 것처럼 촬영할 때도 해외에서, 지방에서 함께 있으면서 심지어 일본인 역할로 나온 박훈, 릴리 프랭키 선배님마저도 한 곳을 향해 간다는 느낌이 나서 힘들었던 기억이 없다"고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하얼빈'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현재 우리나라 시국과 어울린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우리 영화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국가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국민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드렸다면, 저희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어떤 생각을 나눌 기회가 되어드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며 "사실 영화는 개인마다 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함부로 어떻게 다가갈지 판단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과 그 당시 의지와 뜻을 관객분들이 예뻐해 주길 하는 바람은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스스로에게도 '하얼빈'은 남다른 의미로 남을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을 때 처음으로 영화배우, 감독이 되고 싶다고 한 시절에 내가 이런 영화를 좋아했다"며 "'이런 영화를 참 좋아했었지' 하는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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