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혼외자 스캔들에 발칵…영화계 5대 이슈 [2024 총결산-영화]②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4년에도 영화계의 장기 불황은 지속됐다. '파묘'와 '범죄도시4'는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 두 편을 포함해 연간 박스오피스 10위권(12월 20일 기준) 내에 든 한국 영화는 6편이 전부였고, 이 중 '탈주'와 '소방관'은 200만 명대로 각각 8위와 9위를 차지했다.
영화계의 장기 불황이 계속되며 작품 외적으로 불거진 이슈는 더욱 부각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중에게 큰 실망을 안긴 스타들이 있었고, 갑작스러운 이별로 안타까움을 안겼던 배우도 있었다. 올 한해 영화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5대 이슈를 짚어봤다.
◇ 정우성, 충격의 혼외자 스캔들
지난 11월 정우성은 16세 연하 모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와 대중에 충격을 안겼다. 당시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는 "문가비 씨가 SNS를 통해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 배우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에 있으며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가비와 과거 교제 여부와 결혼 의견 차 등과 관련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혼외자 논란 외에도 사생활 문제로도 구설에 올랐다. 정우성이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이라며 즉석 사진 부스에서 찍은 듯한 사진이 떠도는가 하면, 정우성에게 10년간 사실혼 관계를 이어온 비연예인 연인이 있다는 이야기가 공유되는 대화창이 캡처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정우성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비연예인에게 "멋진 직업"이라며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먼저 보냈다는 의혹도 확산됐다.
그때마다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는 "배우 개인 사생활이라 확인 불가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 "지나친 추측은 자제 부탁드린다" "개인 간의 SNS 교류에 대해서는 배우 사생활의 영역이라 확인드리기 어렵다"는 등의 입장을 냈다.
이로 인해 정우성은 지난 11월 29일 '서울의 봄'으로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라 참석을 예정했던 제45회 청룡영화상 참석 여부를 두고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혼란을 더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다른 수상자들보다 자신에게 이슈가 집중될 것을 우려해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봤지만, 결국 시상식에 참석했다. 정우성은 이날 '서울의 봄'이 최다 관객상을 수상하자 "'서울의 봄'과 함께했던 모든 관계자에게 제 사적인 일이 영화에 오점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셨던 모든 분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며 "그리고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직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비상계엄 쇼크에 '서울의 봄' 재소환
올해 국내 영화 중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은 단연 '서울의 봄'이다. '서울의 봄'은 지난해 11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이지만, 지난 3일 44년 만에 갑작스럽게 선포됐다가 6시간 만에 해제된 비상계엄령으로 인해 관객들 사이 가장 많이 언급된 작품이기도 하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황정민 정우성 등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 반란을 밀도 있게 그려낸 영화로 작품성과 흥행을 다잡았다. 12·12 군사 반란의 주도자인 전두광(황정민 분)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로, 황정민이 실감 나게 연기해 많은 관객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서울의 봄'은 개봉 당시 2030 세대 사이에서도 주목받으며 비극적 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던 작품으로도 꼽힌다. 이에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며 '서울의 봄'의 흥행이 계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줬고, 역사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호평도 더해졌다.
이후 김성수 감독은 지난 17일 제11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시상식에서 '서울의 봄'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뒤 12·3 계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그날 시민들이 뛰쳐나가 국회로 달려가고 탄핵이 부결되고 탄핵(소추안)을 찬성(가결)시키려고 여의도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젊은 사람들이 뛰쳐나와서 탄핵을 찬성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아 왜 요즘 관객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왜 우리 영화를 많이 봐줬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관객들은) 정의감에 대한 올바른 신념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며 "한편으로 느낀 것은 영화감독으로서 이런 위대한 관객들을 맞이해서 이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얘기를 전달해야 하나, 이런 사람들에게 이전과 다른 어떤 방식으로 말을 걸어야 하고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나 걱정이 앞섰다"고 덧붙였다.
◇ '국민 엄마' 김수미, 갑작스러운 이별
국민 배우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오전 심정지 상태로 서울성모병원에 이송된 뒤 병원에서 향년 7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당뇨 등 지병에 따른 고혈당 쇼크였다.
김수미는 1949년생으로, 지난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1980년부터 22년간 시청자들과 만난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역을 맡으며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고,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를 비롯해 '발리에서 생긴 일' '돈의 화신' '전설의 마녀'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 등 다수 드라마와 '가문의 영광' 시리즈, '위험한 상견례' 시리즈, '마파도' 시리즈, '맨발의 기봉이' '헬머니' '전국 노래자랑' 등 영화에서 활약했다.
특히 김수미는 tvN '수미네 반찬'과 올해 9월까지 방송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 등 다수 예능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배우로 사랑을 받았던 만큼, 이별은 더욱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이에 신현준과 정준하 윤정수 장동민 등 고인과 가까웠던 스타들뿐만 아니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재석, 조인성 등 고인과 인연이 있었던 이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추모했다. 또한 발인식에서는 십수 명 이상의 중년층 팬들이 운집하는 등 국민 배우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지난 5일에는 김수미가 '2024 서울국제영화대상' 시상식에서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고,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이 대리 수상했다. 서효림은 "조금은 유별나기도 하고 때로는 고집스럽기도 한 우리 어머님이 그래도 대중과 오랜 기간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많은 정을 나눠주시고 항상 배우라는 직업을 너무나 자랑스러워하셨다"며 "어머니의 배우로서 열정과 어머님께서 느끼셨던 이 아름다운 관심들(에 감사하다), 영원히 여러분들께서도 기억해 주시기를 바라고,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 故 이선균 유작 개봉에 부산국제영화제 눈물 추모까지
배우 고(故) 이선균이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남긴 유작이 올해 여름 관객들과 만났다.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와 '행복의 나라'가 올여름 시장 개봉했으나, 두 작품 모두 흥행에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선균은 딸을 배웅하던 중 대교에 고립되는 안보실 행정관 차정원을 열연했으나 누적관객수는 68만 명에 그쳤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선균은 투철한 군인 정신을 가진 인물 박태주로 분했다. 누적관객수는 71만 명이다.
이후 지난 10월 개최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이선균과 관련한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또한 이선균은 올해의 한국 영화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고, 개막식에서 진행자 박보영은 "너무 안타까운 이별"이라며 "'나의 아저씨' 마지막 대사처럼 편안함에 이르셨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나의 아저씨' GV가 진행된 가운데 김원석 감독은 이선균의 수사 내용을 유출한 이들을 응징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이선균에게 "나는 너를 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다고 하더라도 믿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박호산 또한 "동훈아"라고 이선균의 극 중 이름을 부르면서 "편안함에 이르렀나? 그랬길 바란다, 쪽팔릴 것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 유아인 법정 구속…청춘스타의 몰락
지난 9월에는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020~2022년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2022년 다른 사람 명의로 44회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다.
재판부는 유아인에게 징역 1년 및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고, 80시간의 약물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추징금 150여만 원도 명했다. 또한 "피고인은 법령이 정하고 있는 의료용 마약류 관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기록에 나타난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향정신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여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염려돼서 법정에서 구속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지난 11월 항소심 두 번째 재판에서 유아인 측은 선처를 호소했다. 당시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한다면서도 검찰의 '양형 부당' 주장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대중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기 위해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한 나머지 수면장애를 겪고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지만, 배우로서 삶에 큰 타격을 입고 따가운 시선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한다"며 "형사처벌에 더해 피고인이 치르게 될 대가는 일반인과 비교할 수 없이 막대하다는 점을 헤아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며 '자신 때문에 아버지 병세가 악화돼 돌아가시게 됐다는 죄책감의 감옥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이보다 더 큰 벌은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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