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극장가, 연말 특수 앞두고 '불안감' 끝낼까 [N초점]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가 2시간 30여 분 만에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자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을 해제했으나, 국가적 혼란이 초래되면서 영화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지난 14일 오후 국회에서 야당의 주도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이뤄졌고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그러면서 과연 극장가도 불안감을 끝내고 연말 특수를 누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계는 지난 4일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과 '1승'(감독 신연식) 개봉을 시작으로 연말 특수를 맞이할 채비를 갖췄으나, 비상계엄 여파가 지속되면서 극장가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주말 극장가를 찾은 관객수는 164만 224명으로,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극장가를 찾은 180만 9277명보다 관객수가 약 16만 명이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3일까지 관객수는 209만 1146명으로, 지난해와 올해 12월 첫째주 관객수는 큰 차이를 보인다. 1년 전 영화 '서울의 봄'이라는 1000만 히트작이 상영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극장가는 12월 성수기에 진입했음에도 관객수가 하락, 위축된 극장가 분위기를 더욱 실감케 한다.
이는 전 국민적 관심이 정치권에 집중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에는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됐으나, 국민의 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하면서 부결됐고, 이에 따른 국민적 공분이 더욱 커지며 영화는 더욱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더욱이 인파가 촛불집회로 몰린 점도 관객수 하락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같은 여파로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개봉 연기 소식을 전했다. 언론시사회와 인터뷰도 잡혀 있었으나, 지난 9일 "보다 좋은 환경에서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부득이하게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예정돼 있던 언론배급 시사회 및 매체 인터뷰 역시 부득이하게 취소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내년 1월 8일 개봉을 앞뒀던 박지현 최시원 주연의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또한 당초 12일 제작보고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틀 전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영화 측은 현 시국과는 무관한 "내부 사정"이라고 밝혔지만, 불안한 시장 상황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뒤따랐다.
한국 영화는 지난 11일 김윤석 이승기 주연의 '대가족'이 개봉, CGV 골든에그지수 96%를 기록하는 등 호평을 받았으나 탄핵 정국 여파로 인한 더딘 흥행세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작품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 관계자는 "현재 국민적 관심이 정치에 쏠려 있어 연예계가 상대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고 있는 만큼, 작품은 더욱 주목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1월 외화 흥행으로 12월까지 극장 회복세의 흐름이 이어지길 기대했지만 탄핵 정국에 따른 혼란으로 더욱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영화계도 조속히 국정 안정을 바랐다. 지난 7일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에 이어 13일에도 허진호 이준익 장항준 등 유명 감독들은 영화인 및 관객들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촉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재표결을 통해 가결, 이전보다는 정국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과연 극장가도 연말 특수를 누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24일 현빈 주연의 '하얼빈'과 31일 송중기가 등장하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개봉하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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