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 양우석 감독·김윤석, '12월 불패' 역사 이을까 [N초점]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12월 불패'의 역사는 이어질까.
영화 '대가족'의 양우석 감독과 주연 배우 김윤석이 팬데믹 이후에도 흥행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 분)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온 뒤,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이 시작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코미디 영화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변호인'(2013)의 감독으로 데뷔했다. '변호인'은 2013년 당시 1137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온 역대 천만 동원 한국 영화 24편 중 한 편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데뷔작부터 엄청난 성공을 거둔 양우석 감독은 그 이후 두 편의 영화를 더 선보였는데, 현실적인 남북관계를 소재로 한 영화 '강철비'(2017)와 '강철비2'(2020)다. 2017년 개봉한 '강철비'는 445만명을 동원하며 흥행했고, '강철비2: 정상회담'은 코로나 시국에 개봉해 누적 18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방했다. 양 감독이 내놓은 네 번째 영화 '대가족'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시의적인 소재를 다뤘던 양 감독의 전작과 일견 다른 영화라는 점이 특징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그간 양 감독의 작품들이 12월에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변호인'은 2013년 12월에, '강철비'는 2017년 12월에 성수기를 겨냥한 텐트폴 영화로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다. '강철비2'의 경우, 여름 개봉작인 데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시점에 개봉했기에 앞선 두 편만큼의 흥행은 이뤄내지 못했다. '대가족'은 '변호인'과 '강철비'에 이어 또 한 번 12월에 개봉한 양우석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준다.
양우석 감독의 영화가 가진 공통점은 휴머니즘이다. 장르는 달라도 정감 가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주제를 설명하는 드라마적인 색채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영화를 찾게 되는 연말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대가족' 역시 '변호인'과 '강철비'와 강점을 공유하는 영화다.
양우석 감독뿐 아니라 주연 배우 김윤석 역시 12월에 개봉한 영화들로 흥행을 맛본 경험이 다수 있다. '전우치'(2009, 약 606만 명 )부터 시작해 '황해'(2010, 약 226만 명), '1987'(2017, 약 723만 명), '노량: 죽음의 바다'(2023, 약 457만 명) 등이 대표적이다.
매번 다른 캐릭터들을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표현하는 김윤석은 관객들의 신뢰를 받는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 이북 출신 만두 맛집 주인으로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90년대 노인을 실감 나게 연기한 그는 영화 속 웃음과 감동을 주도적으로 견인한다.
'12월 흥행'에 강점을 보였던 감독과 배우, 두 사람이 함께 한 영화 '대가족'이 올겨울에도 흥행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