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0도, 지구 2바퀴 반"…'하얼빈', 현빈이 체험한 안중근(종합)
[N현장]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하 40도의 추위를 견디고, CG가 아닌 웅장한 현장감을 위해 지구 두 바퀴 반을 돌았다. 장군 안중근과 그의 동지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은 독립군들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고생을 자처하며 찍은 영화다.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우민호 감독과 함께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이 참석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며, '서울의 봄'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제작을 맡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현빈이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박정민이 독립군 우덕순, 조우진이 독립군 김상현, 전여빈이 독립군 공부인, 박훈이 일본군 육군소좌, 모리 다쓰오, 유재명이 독립군 최재형, 이동욱이 독립군 이창섭, 일본 배우 릴리 프랭키가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했다.
우민호 감독은 영화를 위해 헌팅 과정까지 합하면 지구 두 바퀴 반을 돌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몽골에서도 촬영장까지 3일을 가야한다, 비포장도로의 연속이었다, 가는 것만으로 넉다운이 돼버린다"면서 "고사 때 (낸 나의)출사표가 안중근 장군과 독립투사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는데, 우리의 몸이 편하면 안 된다는 게 전제조건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분들과 비교는 안 되겠지만 조금이나마 그분들의 노고와 힘듦과 마음을 느껴보려면 저런 오지와 광활한 자연을 찾아다니면서 우리도 힘들게 고생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분들의 마음을 세트나 블루 매트 앞에서 찍지 말자, 각오하시고 현장에서 했으면 좋았다가 내 출사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중근 장군과 우리 동지들이 하얼빈까지 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인데, 잘은 모르지만, 그 여정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런 걸 생각해 보면 우리의 여정도 힘들어야 그 마음을 스크린에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이며 의미를 강조했다.
배우들은 실제 라트비아와 몽골, 한국까지 3개국을 오가며 촬영했다. 몽골에서는 비포장도로를 3일 정도 달려야 나오는 장소에서 영하 40도의 추위를 견디며 촬영하기도 했다.
우민호 감독은 현빈에게 안중근 역할을 맡겼던 이유에 대해 "이 영화가 정말 힘들 거라는 예상을 했기 때문에 힘듦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가진 배우가 필요했다, 현빈을 보는 순간, 현빈이 곧 안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버티고 이겨내리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현빈은 "한편으로 고민이 많았다,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고민도 굉장히 많이 했다, 그래도 한편으로 뜻깊은 인물을 연기할 기회가 주어진 게 너무 감사했다, 현장에서 작업하면서 그게 더 세지시더라, 진심과 열정, 에너지, 그런 쪽에서 나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동작 하나 한 컷 한 신 진심으로 표현하고 감독님과 이걸 만들어내야겠다는 의지가 점점 커졌다"고 역할에 대해 느꼈던 부담감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이동욱은 독립군 역할을 위해 했던 고민을 밝히며 영화의 주제가 전하는 의미를 더욱 강조했다. 그는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나면 독립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배우들과도 그런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답은 언제나 못했을 거 같아졌다, 그만큼 얼마나 힘들고 고된 마음이었는지, 감사함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다"고 전했다.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이라는 영화는 두려움과 용기에 관한 영화다, 2년 전에 크랭크인 했는데 배우 스태프와 이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저는 가슴 속에 어떤 뜨거움을 느꼈다, 올겨울 여러분도 극장에 오셔서 이 영화에서 뜨거움을 느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하얼빈'은 오는 12월 25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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