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 향연, 마법의 황홀경…성공적 영화화 '위키드' [시네마 프리뷰]

20일 개봉 영화 '위키드' 리뷰

위키드 포스터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올해 11월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위키드'가 베일을 벗었다. 명곡의 향연과 마법의 황홀경으로 성공적인 영화화를 보여줬다.

20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하는 '위키드'(감독 존 추)는 동명의 세계적 뮤지컬이 원작으로, 자신의 진정한 힘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분)와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분),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우정을 쌓아가며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을 그린 이야기다. '나우 유 씨 미2'의 존 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날 개봉하는 '위키드'가 선보인 파트1은 뮤지컬 1막에 해당한다. 파트1은 서쪽 마녀의 몰락 소식을 가져온 글린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먼치킨랜드 사람들은 서쪽 마녀가 죽었다는 소식에 조금의 동정조차 없이 환호하고, 글린다는 서쪽 마녀로 불린 엘파바와 우정을 나눴던 과거 시절을 돌아본다.

엘파바는 먼치킨랜드 쓰롭 영주의 맏딸이지만, 녹색 피부를 갖고 태어나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채로 자란다. 세월이 흘러 엘파바의 동생 네사로즈가 쉬즈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엘파바는 장애가 있는 동생을 돌보라는 아버지의 강요로 함께 학교에 남게 된다. 그는 입학식 첫날부터 학교 총장인 마담 모리블(양자경 분)의 눈에 띄고, 홀로 마법 수업을 받게 된다. 그런 엘파바를 견제하는 이는 다름 아닌 공주병 기질이 다분하지만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글린다다.

위키드 스틸

파트1은 엘파바와 글린다가 룸메이트가 되지만 서로 다른 성향으로 시시때때로 티격태격하다 진정한 친구 사이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는다. 녹색 피부를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조롱거리가 된 엘파바이지만, 그의 신비한 능력과 진정한 선의를 알아본 글린다가 점차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찡한 감동도 안긴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우정 이야기 외에도 예상 밖 위기가 찾아온다. 엘파바는 모두가 자신을 따돌릴 때 '다름'을 유일하게 인정해 준 학교의 마지막 동물 교수인 말하는 염소 딜라몬드가 동물 탄압으로 끌려가자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후 마담 모리블의 추천을 받아 모든 이들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오즈의 최고 권력자인 마법사(제프 골드브럼 분)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되고, 소원을 동물들을 위해 쓰려 한다.

파트1은 엘파바와 글린다의 드라마틱한 서사와 스크린에 구현된 황홀한 마법 세계 비주얼로 160분의 러닝타임을 '순삭' 한다. 튤립 가득한 먼치킨랜드부터 오즈더스트 무도회장, 신비로운 에메랄드 시티까지 영화는 다양한 볼거리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이를 배경으로 배우들이 펼치는 환상적 라이브와 압도적 퍼포먼스는 연신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말미 뮤지컬에서도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를 소화하는 장면은 큰 울림까지 전한다.

배우들은 캐릭터 그 자체로 분했다. 남들과 다른 피부를 지녔지만, 그 누구보다 진정한 선의를 보여준 엘파바가 점차 자신의 능력을 깨닫는 것은 물론, 내면의 상처를 딛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연기한 신시아 에리보의 열연은 감동 그 자체다. 최고의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우면서 자신감도 넘치는 글린다 그 자체로 매력을 발산했다. 서쪽나라 왕자 피예로(조나단 베일리)는 글린다와 커플이 되지만, 엘파바에 흔들리는 삼각관계로

'위키드' 파트1은 파트2가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황홀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원작의 매력과 강점을 탁월하게 살린, 밀도 높은 연출력으로 성공적인 영화화를 보여준 만큼, '레미제라블'(2012) '겨울왕국'(2014) '미녀와 야수'(2017) '알라딘'(2019) '웡카'(2024) 등 국내에서 성공한 뮤지컬 영화의 흥행 계보를 이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스펙터클한 뮤지컬 신도 다수로, 아이맥스에서의 관람에도 최적화 돼 있다. 특수 포맷 상영에도 강점이 돋보이는 스케일의 작품이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