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韓 영화' 심은경, 이명세 등 감독 4인과 '더 킬러스'(종합)
[N현장]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심은경이 6년 만에 한국 영화로 돌아왔다. 그는 "연기를 처음 했을 때의 감정을 되찾게 됐다"며 이명세, 노덕, 김종관, 장항준 등 감독 4인과 함께 한 프로젝트 '더 킬러스'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18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더 킬러스'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종관 감독, 노덕 감독, 장항준 감독, 이명세 감독과 함께 배우 심은경이 참석했다.
'더 킬러스'는 헤밍웨이 단편소설 '더 킬러스'를 대한민국 대표 감독들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Duelist'를 연출한 이명세 감독이 총괄 크리에이티브를 맡았으며 배우 심은경이 각기 다른 감독들의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펼친다. 김종관 감독, 노덕 감독, 장항준 감독, 이명세 감독이 각각 한 편씩 단편을 연출했다.
김종관 감독은 등에 칼이 꽂힌 채 의문의 바에서 눈을 뜬 한 남자가 미스터리한 바텐더로 인해 자신에게 일어난 충격적인 변화를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은 '변신'을 선보였다. 노덕 감독은 하청의 하청의 하청을 거쳐 3억짜리 의뢰를 단돈 3백에 받게 된 어리바리 살인 청부업자 삼인방이 엉뚱한 타깃을 납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업자들', 장항준 감독은 1979년 밤, 매혹적인 주인 유화가 운영하는 한적한 선술집, 그리고 왼쪽 어깨에 수선화 문신이 있다는 작은 단서만으로 살인마를 기다리는 사내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시대극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 이명세 감독은 범법자, 도시 난민, 추방자들이 모여 사는 지하세계 디아스포라 시티에 매일 같은 시각,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같은 메뉴를 시키는 신원 미상의 타깃을 찾아온 두 킬러가 등장하며 펼쳐지는 누아르 '무성영화'를 연출했다.
이날 심은경은 "이렇게 한국 영화로 뵌 지 6년 만이라고 들었다, 내가 참 의미 있게 생각하는 작품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어 너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더 킬러스'가 보시는 분들께 프란츠 카프카가 한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는 명언처럼 그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심은경은 영화 '궁합'(2018) 이후 무려 6년간 국내 작품이 아닌 '신문기자'(2019) '블루 아워'(2020) '동백정원'(2023) 같은 일본 영화로 관객들을 만났다. 그는 "한국에서 활동은 계속했었다, '별빛이 내린다'라는 작품을 2022년도에 촬영을 했었고 앞으로 공개될 작품도 있다"면서 "'더 킬러스'는 작년 이맘때 촬영을 마쳤고 제일 먼저 공개하게 된 작품이 됐다, 그래서 나의 전환점이 돼준 작품이다, 이렇게 예상보다 이른 시일에 관객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게 돼서 너무 많이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내가 하고자 한 것을 드디어 했다는 꿈을 한 가지 이룬 것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많은 분께 선보이게 돼 무엇보다 행복하고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는 총괄 크리에이터인 이명세 감독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지속 가능한 영화 작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자본으로부터 독립하고 창작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창작과 자본이 윈-윈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드는 오랜 꿈이 있었다"며 "'더 킬러스'를 모티브로 가장 장르적이고 각자 다른 색
깔 다른 한 편의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세 감독들은 모두 이명세 감독에 대한 존경심으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고 했다. 심은경 역시 이 감독의 러브콜로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됐으며 이 감독의 단편 '무성영화' 출연 후 노덕 감독의 '업자들'과 김종관 감독의 '변신'도 출연하게 됐다.
다만 장항준 감독의 작품인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에서는 화보 속 여인으로 짧게 존재감만 드러냈는데, 장 감독은 "(영화 속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그 술집 주인 역할 자체가 심은경이 나오면 너무 수상해 보인다, 그러면 생각을 바꿔야겠다 싶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은경을 진짜 위하는 게 뭘까 에어컨이 있는 환경,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환경, 최적의 촬영 환경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명세 감독은 심은경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말하던 중 "2022년에 '미싱픽쳐스'라는 다섯 명의 감독과 찍은 VR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중 한 편인 '아버지가 사라졌다'에서 어머니로 심은경을 캐스팅하려고 해서 몇 년 전에 심은경을 본 적이 있다"고 깜짝 인연을 먼저 밝혔다.
이어 "이 영화가 각기 다른 얘기지만 한 편의 영화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관객들이 기승전경을 만들 수 있는 열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기존 옴니버스와 다르게 그런 것을 한 배우가 관통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갖고 있던 차이 심은경이 다른 감독들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얘기해 프로젝트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한편 '더 킬러스'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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