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데뷔' 권은비 "애절한 짝사랑 해본적 없어, 이번에 배웠다"

[N인터뷰]

권은비 / 찬란 제공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가수 권은비가 스크린 데뷔작을 통해 짝사랑을 연기해본 소감을 밝혔다.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일본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파이널 해킹 게임'(감독 나카타 히데오 / 이하 '스마트폰') 주연 오타니 료헤이와 권은비, 나리타 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마트폰'은 일본 작가 시가 아키라의 소설이 원작으로, 지난 2018년 첫 개봉 당시 150만 관객을 모았고, 지난 2020년 개봉한 속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붙잡힌 살인귀'는 90만 관객을 기록했다.

이번 마지막 시리즈에서는 전편에서 탈옥에 성공했던 천재 해커이자 살인자 우라노가 한일 정상회담을 막으려고 하는 반정부집단 '무궁화'의 의뢰를 받고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리타 료가 1편과 2편에 이어 사이버 테러를 시도하는 우라노 역을, 권은비가 극 중 무궁화의 일원으로 우라노를 감시하는 수민 역을 각각 맡았다. 오타니 료헤이는 한국의 반정부 조직인 무궁화의 작전 본부장 김강훈을 연기했다.

권은비 / 찬란 제공

이날 인터뷰에서 권은비는 배우로 데뷔하게 된 계기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회사에서 이런 역할이 들어왔는데 어떻겠냐며 제안을 주셨다"며 "그런데 이전 작품들을 제가 본적이 있었다, 이 작품의 마지막 편 주인공이라고 하니 굉장히 욕심이 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일본어로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까 '이걸 내가 해도 되는 건가'라는 뭔가 자신에 대한 고민이 조금 생겼지만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라디오도 하고 솔로 가수도 하면서 매번 도전을 하면서 성취감을 얻어온 편이었는데 연기에도 제대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감독이 권은비를 왜 캐스팅한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저도 왜 저를 캐스팅하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수많은 분들 중에 수민이라는 역할이 저와 잘 어울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감독님이 생각하는 수민이는 긴 생머리에 굉장히 차가운 인상이었다더라, 그래서 그런 이미지와 좀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아마 제 성격을 미리 아셨다면 안 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권은비의 아이돌 활동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아이즈원이란 팀을 알고 계시더라"며 "감독님 딸이 아이즈원이라는 팀을 알고 있어서 아신 것 같은데 그 친구가 촬영 현장에도 놀러 왔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아이즈원 누구 좋아해?' 했는데 알고 보니 세븐틴을 좋아한다더라"며 "아무래도 딸이 K-팝을 많이 알다 보니까 그래서 이렇게 더 알게 되신 것 같다"는 비화를 들려줘 웃음을 안겼다.

본래 연기에는 뜻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권은비는 "도전은 해보고 싶었지만 '난 배우가 될 거야'라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며 "그런데 항상 '해보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이 있을 때 애니메이션 더빙 또는 연기 등 안 해봤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대답을 많이 드리긴 했는데 그냥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제가 도전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일본어였기 때문에 조금 더 도전 정신이 커졌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연기를 경험해 본 소감에 대해서는 "흥미로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재미가 있고 없고 어렵고를 떠나서 뭔가 굉장히 새로운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며 "캐릭터나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무대 위에서의 권은비라면 뭔가 같이 즐기고 관객분들과 소통하는 것에 큰 의미를 뒀었는데 연기를 하면서는 뭔가 제 자신 내면의 권은비와 소통을 한 느낌이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연기에 도전할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아직 하나밖에 안 했지만 일본에서도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라며 "한국에선 아마 다를 거라고 생각이 든다, 배울 것도 다르고 느껴지는 분들도 너무 다를 것 같아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꼭 도전해 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도전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서는 "스릴러에 도전하게 돼서 정반대의, 뭔가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좀 경험할 수 있는 로코를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팬들에게 듣고 싶은 반응에 대해서는 "이 영화를 보시는 많은 분들이 '권은비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어?'라든가 아니면 '무대랑 완전 정반대인데?'라는 반전된 이야기를 좀 듣고 싶다, 그리고 '이 역할과 잘 어울린다'는 말도 듣고 싶다"고 바랐다.

극 중 수민은 우라노를 향한 애절한 마음을 보여준다. 권은비는 "일단 이렇게 특이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제 사상에서는 좀 말이 안 되긴 했다"면서도 "다행히도 저희가 아픔이 있다는 점 때문에 공감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짝사랑을 크게, 이렇게 애절하게 해본 적이 없어서 어렵긴 했지만 '짝사랑은 이런 거구나'라고 좀 배웠던 것 같기도 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 영화가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고 또 이 영화를 보시고 많은 감독님들이 '권은비가 이런 사람이구나' '이런 것도 또 열심히 하는 친구구나'라는 좋은 모습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일본에서도 경험한 만큼 한국에서도 경험을 해보고 싶은 게 저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권은비가 주연을 맡은 '스마트폰'은 내년 국내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