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난 "17년 키운 고양이 떠난후 멘탈 붕괴…펫로스 심했다"

[N인터뷰]

제공 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김정난이 '세상 참 예쁜 오드리'로 오랜만에 영화 주연을 맡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감독 이영국) 주연 김정난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엄마 미연(김정난 분)과 국숫집을 운영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기훈(박지훈 분)이 어느 날 엄마의 병이 발견되고 연락이 끊긴 동생 지은(김보영 분)과 재회하는 과정 속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담아낸 가족 감동 드라마다.

김정난은 '세상 참 예쁜 오드리'에서 아들 기훈과 국숫집을 운영하는 미연 역을 맡았다. 미연은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아들 기훈과는 각별한 모자 사이로 지내지만, 딸 지은과는 가수 데뷔를 반대했다가 갈등을 겪고 있는 모녀 사이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날 김정난은 긴 고민 끝에 영화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엔 출연을 망설였는데 고사를 했다"며 "그때 멘탈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였다, 17년 키운 고양이가 하늘나라로 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여서 애도 기간이었고 처음으로 고양이를 보냈기 때문에 펫로스가 너무 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그때 우울증 약을 먹고 잠도 못 잘 정도로 너무 괴로워하고 울면서 지냈다"며 "그럼에도 '구미호뎐 1938'도 하고 있었는데 영화가 들어왔다"며 "저희 영화가 일단 버짓도 작은 영화이다 보니 짧은 시간 내에 찍어야 하고 더군다나 배경이 춘천이라 거기까지 매일 출퇴근 하면서 찍어야 하는데 신도 많아서 자신이 없더라"고 고백했다.

또한 김정난은 "고양이가 집에 6마리나 있고 제대로 돌보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됐다"며 "이런 멘탈로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잘못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계신 분들께도 누가 될 수 있을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아무리 연기가 상상의 산물이고 상상의 영역이긴 하지만 이걸 겪고 계신 분들도 계실 테니 겪어보지 않는 걸 표현한다는 게 고민이 됐다, 그래서 안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정난은 "감독님께 '내가 해서 오히려 해가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제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셔서 고민을 했다"며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몸이 안 좋으신데 저희 집에 와 계시라고 하고 매일 춘천으로 출퇴근하면서 찍었다, 25회차 안에 다 찍어야 해서 테이크를 세 번 이상 못 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저를 정말 원하는 연출자가 있으니 고사하기 그랬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출연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본엔 무척 공감이 갔다"며 "따뜻했고 좋은 스토리였던 만큼 저도 울었고 마음도 아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제가 이걸 잘 못할까 봐, 작가가 쓴 만큼의 글을 제가 구현을 못할까 봐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전 작품이 들어오면 보기와 다르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많지만 어떻게든 이걸 잘 해내야 하니까 그다음부터는 머리와 생각과의 싸움이더라, 창작이 거기서부터 시작이 되는 거라 힘들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힘들어지더라"고 고백했다.

알츠하이머 투병 연기를 펼친 과정에 대해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역할은 처음이라서 그게 고사에 한 또 이유이기도 했는데 어떤 정신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역할은 미지의 영역이지 않나"라며 "그분들의 삶을 관찰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너무 막연하더라, 그렇다고 직접 찾아가서 팔로우를 하는 건 실례되는 일이었다"면서 "어떻게 하나 하다가 결국 다큐를 보게 됐다, 다큐에 많이 의존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알츠하이머도 여러 케이스가 있어서 작품에 맞는 포인트를 뽑아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며 "사랑스럽게 남편을 정말 사랑했던 그런 오미연의 모습에 더 신경을 썼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