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전,란'에 내년 라인업 7편…넷플릭스 존재감 [BIFF-중간결산]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반환점
2일부터 11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서 10일간 개최

'전,란' 포스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도 벌써 개막 5일째를 맞이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강동원, 박정민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전,란'으로 화려하게 시작으며, 구로사와 기요시와 지아장커 등 아시아 거장들의 신작들이 내실을 채웠다. 2022년의 량차오웨이(양조위), 2023년의 저우룬파(주윤발)를 잇는 해외 톱스타의 떠들썩한 방문은 없었다. 대신 올해의 한국 영화 공로상 수상자이자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을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되는 등 초반은 다소 진중한 분위기가 흘렀다.

(부산=뉴스1) 정유진 기자 =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넷플릭스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었다. '전,란'(감독 김상만)은 넷플릭스 영화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으며, 기자시사회를 비롯한 상영 이후에는 압도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극장이 아닌 TV나 모바일 플랫폼에 적합한 OTT 영화라는 점에서 '전,란'의 개막작 선정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각이 있었다. 더불어 여전히 OTT 플랫폼을 극장을 위협하는 대체재로 여기는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독립예술영화의 가치를 수호해 온 영화제가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은 넷플릭스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에 대해 박도신 집행위원장 집무대행은 "우리 영화제는 어디까지나 독립영화 중심이다, 우리 영화제를 이끄는 큰 축은 독립영화다, 그 부분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란'에 대해 "개인적으로 재밌었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의미를 찾는다면 상업 영화 중에서도 매우 많은 상업 영화를 봐 왔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 판단했다, 그 이상의 큰 의미를 둔다거나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전,란' 팀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24.10.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강동원(왼쪽부터)과 박정민, 차승원이 3일 부산 해운대구 BIFF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전,란’ 야외무대인사 오픈 토크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0.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화제성 높은 개막작을 선보인 데 이어 넷플릭스는 이번 영화제 기간 온스크린 섹션에서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 사카구치 켄타로가 주연한 일본 시리즈 '이별, 그 뒤에도', 대만의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을 상영했다. 또한 노르웨이 다큐멘터리 영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을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섹션에서 소개했다.

올해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인더스트리 파트너로 협업한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포럼'(Creative Asis Forum) 등을 개최했다. 또한 영화제 기간에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안 필름'(NEXT ON NETFLIX : 2025 KOREAN FILMS) 행사를 열고, 내년 공개할 7편의 영화 라인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매해 5편의 영화를 소개했다. 2025년에는 이보다 2편이 늘어난 7편을 예고하며 그간 주력해 온 TV 시리즈 뿐 아니라 영화 부문에서도 양적, 질적 성장을 예고했다.

2025년 넷플릭스 라인업 7편 감독들

7편의 작품은 '계시록'(감독 연상호) '고백의 역사'(감독 남궁선) '굿뉴스'(감독 변성현), '대홍수'(감독 김병우) '사마귀'(감독 이태성) '이 별에 필요한'(감독 한지원) '84제곱미터'(감독 김태준) 등이다.

넷플릭스 코리아의 김태원 디렉터는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건 작품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넓히자였다, 다양한 스토리와 포맷으로 관객들을 만났던 감독님을 모셔서 작품성을 높이고, 신진 창작자들을 모시면서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며 "내년에는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액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SF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라고 밝혔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