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8세 원로배우' 전숙, 별세…"출연작 약 500편, 영화계 소금"

전숙/ 배우 한지일 제공
전숙/ 배우 한지일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원로 배우 전숙(본명 전갑례)이 세상을 떠났다.

1일 고인의 후배 배우 한지일에 따르면 전숙의 별세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말 세상을 떠난 고인의 삼일장은 이날 끝이 났다. 향년 98세.

1926년생인 고인은 1955년 영화 '불사조의 언덕'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후 무려 60여년간 스크린과 무대에서 조·단역으로 활약해왔다. 작품 속에서 주로 엄한 어머니나 자상한 친정어머니 역할 등을 맡았다.

대표작으로 '시집가는 날'(1956) '견우직녀'(1960) '문정왕후'(1967) '충열도(1977) '특명 8호'(1978) '과부 3대'(1983) '무릎과 무릎사이'(2984) '망령의 곡'(1980) '지옥의 링'(1987) '상처'(1989)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1991) '나는 너를 천사라고 부른다'(1992) '해적'(1994) 등이 있다.

고인은 2010년대까지도 노인 단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식객: 김치전'(2010)에서는 노모 역할을, '마지막 위안부'(2014)에서도 90대 미야꼬 역, '그것만이 내 세상'(2018)에도 병실의 노파 역으로 관객과 만났다. 마지막 작품은 92세 때 선보인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1992년 제30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특별연기상을 받았고, 2001년 제39회 영화의 날 기념식에서 공로영화인으로 선정됐다.

영화 감독이자 신상옥 감독, 배우 최윤희의 아들인 신정균 감독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아마도 이분을 기억하는 영화 팬들은 그리 많지 않을 거다"라며 "2013년까지 498(편의) 작품에 출연하셨다, 나는 1982년 영화계 들어와서 조수 시절 전숙 씨가 조연 또는 단역으로 출연하는 작품을 다수했다, 지방 촬영 때는 만원 짜리 한 장 몰래 주머니에 넣어주시던 전 여사님"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분을 영화계 별이라고 칭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분을 영화계의 소금이라 생각한다, 모든 열정과 일생을 바쳐오신 전숙 여사님께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이며 고인을 애도했다.

한지일 역시 "나와도 여러 작품을 함께 하면서 다정다감하셨던 선배님의 생전 모습이 머릿속을 맴돈다, 선배님과 함께 활동 하셨던 기라성 같은 대선배님,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선배님들과 반가운 해후를 하시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