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감시하는 '무도실무관'…통쾌하지만 무난한 맛 [시네마 프리뷰]

13일 넷플릭스 공개 영화 '무도실무관' 리뷰

'무도실무관' 스틸컷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샛노란 머리로 탈색을 한 무도 유단자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무도실무관으로 일하게 된다. 삶의 재미만을 중요시하던 그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불철주야 밀착 감시하며 점차 보람을 느끼기 시작한다.

오는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영화 '무도실무관'은 무도실무관의 실상을 전하는 '착하고 교훈적인' 영화다.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 분)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 분)의 제안으로 무도실무관으로 함께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액션 영화는 '청년경찰' '사냥개들' 등을 선보인 김주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태권도, 검도, 유도 합이 9단인 무도 유단자 이정도가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아버지의 치킨집 배달을 도우면서 지내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이정도는 우연히 전자발찌를 찬 사람에게 위협당하는 무도실무관을 구해주고 표창까지 받게 된다. 이를 본 김선민은 사고로 자리를 비운 무도실무관을 대체하기 위해 이정도에게 무도실무관을 제안하고, 이정도는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시작한다. 무도와 배달 일을 통해 익힌 위치 등을 통해 도망치려던 전자팔찌 대상자들을 통쾌하게 잡으며 이정도는 점차 보람을 느끼고, 탈색한 머리도 검게 염색한다.

어느 날 자신과 친한 동네 이모(김지영 분)가 범죄를 당할 뻔한 사건이 발생하며 점차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 이정도. 그러다 동네에 아동 성범죄로 사회적인 이슈가 된 범죄자 강기중(이현걸 분)이 20년 복역 후 출소하고 이정도와 김선민의 관리 대상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정도는 강기중을 예의주시하지만, 강기중은 감시망을 피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려고 한다.

'무도실무관' 스틸컷

'무도실무관'은 그간 작품에서 다뤄진 적 없는 무도실무관과 보호관찰관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그 실상을 전한나. 영화 속에서 3교대로 움직이는 이들은 전자발찌 대상자들의 위치와 경로를 지속해서 파악하고, 배터리가 떨어지기 전에 연락해 충전을 권하고, 재범을 일으키지 않도록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보호관찰 대상자의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모습 등 현실적인 모습도 담아낸다.

영화는 현실의 사회적 이슈를 그대로 반영했다. 아동 성범죄자의 출소와 이에 분노하는 시민들의 모습,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만들어 돈을 벌고자 하는 모습 등은 우리 사회에 공분을 일으킨 조두순 사건, N번방 사건 등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모습을 무도실무관으로 일하는 이정도의 모습을 통해 그려내며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담아냈다. 여기에 범죄자를 때려잡는 무도실무관의 액션 신을 통해 통쾌함을 더한다.

다만 해맑기만 했던 이정도가 일을 통해 점차 성장해 나가며 '소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서사는 교훈적이지만 다소 진부하고 밋밋하다. 범인을 잡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이정도를 돕기 위해 기꺼이 발 벗고 나서는 친구들의 모습도 판타지로 느껴진다. 그렇지 않은 현실이 쉽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납작하게 보일지라도 착한 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결국 우리 모두에게는 '작은 영웅'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한다. 이에 영화 말미 "3달 전에 난 전자발찌가 뭔지도 몰랐는데 이제 다 안다, 후회 없게 열심히 하고 싶다"는 이정도의 고백이 잔잔한 울림을 안긴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