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까지 천만 넘긴 '범도', 안보고 못배기는 韓 관객pick '재미 맛집' [N이슈]①

'범죄도시4' 개봉 22일 만에 천만 관객 돌파

'범죄도시4'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도 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형 같은 아우는 없다'는 속담은 적어도 '범죄도시' 시리즈에만큼은 통하지 않는 얘기가 됐다. 벌써 형을 넘어선 아우가 셋이나 돼서다.

15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누적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4월 24일 베일을 벗은 이 영화는 개봉 22일일 만에 천만 영화가 됐다.

앞서 '범죄도시4'는 개봉 2일째 100만, 4일째 200만과 300만 관객을 동시에 돌파한 데 이어 5일째 400만, 개봉 7일째 500만, 개봉 9일째 600만, 개봉 11일째 700만, 13일째 8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매 수치 올해 최단 기록을 냈다. 여기에 22일 만에 천만 관객까지 넘어서며 시리즈 최단 기간 천만 점령 기록도 세웠다. 앞서 지난 2022년 개봉한 '범죄도시2'는 25일 만에, 지난해 베일은 벗은 '범죄도시3'는 32일 만에 각각 천만 영화가 됐다.

프랜차이즈 영화의 네 번째 영화가 이렇게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것은 한국 영화 역사상 이례적인 일이다. 역대 천만 영화 스물네 편 중에서 시리즈물은 '범죄도시' 시리즈와 함께 '신과함께' 시리즈가 유이한데 '신과 함께'의 경우 동시에 제작한 '신과 함께-죄와 벌'(2017) '신과 함께-인과 연'(2018) 두 편이 연달아 천만 관객을 넘겼다. 이후 개봉한 '범죄도시'는 네 편을 연이어 흥행하고 이 중 2, 3, 4편은 천만 영화까지 되는 등 '신과함께' 시리즈를 능가하는 성공을 이뤄냈다.

'범죄도시4'
'범죄도시4'

'범죄도시' 시리즈는 이미 '맛 보장' 콘텐츠로 관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매번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일각에서 '자가복제'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한편에서는 무척 빠른 속도로 흥행을 하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영화의 선례는 한국보다는 할리우드에서 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그 파급력이 이전 같지 않지만,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 불리는 마블 영화들이나 '스타워즈' '해리포터' '분노의 질주' 등 작품들이 짧게는 십수 년, 길게는 수십년간 여러 편의 시리즈로 사랑받은 프랜차이즈 작품이다.

프랜차이즈물은 상업 영화로서 영화 한 편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의 매력도 중요하다. 애초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그 영화를 택하게 하는 힘은 전편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 그를 둘러싼 세계관의 매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경우 웬만한 마블 히어로 못지않은 격투 능력을 갖춤과 동시에 허를 찌르는 유머 감각도 지닌 마석도(마동석 분) 형사의 액션 히어로로서 매력이 관전포인트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또한 비인간적이고 악랄한 빌런들 존재감도 중요하다. 빌런들이 안타고니스트로서 제 역할을 해야만 영화 말미 마석도가 그들을 향해 뻗는 압도적 펀치의 쾌감이 극대화된다. 선악 구도를 따라가는 형사물의 단순한 플롯은 이런 캐릭터들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모든 맛집의 레시피가 같을 수 없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알아서 익숙하지만, 계속 먹고 싶은 맛으로 적어도 4편까지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마동석은 '범죄도시4'가 나온 뒤 진행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반부 나올 4편부터 8편까지는 전반 네 편과는 차별화되는 변화를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캐릭터로 승부하는 액션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그의 목표가 계획대로 이뤄져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