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들 힘·용기 줄것"…서울독립영화제, 韓영화 양극화속 희망 (종합)[N현장]

서울독립영화제 포스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서울독립영화제가 올해 49회째를 맞이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장기화돼가고 있는 한국 영화 위기와 침체 속에서도 창작자들의 활약을 독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8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골든시네마타워 아트나인테라스에서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동현 집행위원장, 김영우 프로그래머, 배우 권해효, 연상호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독립영화제는 극, 실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독립영화를 대상으로하는 국내 경쟁 독립영화제다. 올해 슬로건은 '디어 라이프'다. 이는 '친애하는 모두의 삶에게' 보내는 메세지로, '이 시절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어떤 각오와 달관과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영화에서 영화로 소통하고 이어질 삶을 통해 '혼란한 오늘을 무사히 버텨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개막작은 임정환 감독의 '신생대의 삶'이다. '신생대의 삶'은 사라진 남편의 존재를 찾아가는 여성의 플롯으로, 그녀와 미스터리한 인물들 간에 펼쳐지는 사소한 사건의 나열로 구성됐다. 배우 심달기와 박종환, 박진수가 출연한다. 폐막작으로는 올해 수상작이 상영된다.

이날 김동현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올해 출품작은 총 1374편이다. 지난해보다는 장편 출품수가 1편이 증가해 역대 최대 편수를 기록했지만, 단편은 총 201편이 감소됐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이 중단된 데 이어 많은 영화제들이 폐지되면서 출품 규모가 줄어들고 단편 영화 제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 중 장편 데뷔작 비율은 36.11%로 전년도보다 약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년간 데뷔작 비율 중 최저다. 다만 여성감독 장편 데뷔작은 전년도보다 9% 증가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이에 대해 "단편수는 줄었지만 장편수는 늘었다"며 "한국 영화계 양극화를 보여주는 듯 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독립영화의 미덕, 장점이 있는 작품을 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상호 감독/뉴스1 ⓒ News1 DB

본선 장편경쟁 심사위원은 영화 '부산행'과 드라마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과 배우 예수정,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변호인' '거미집'을 제작한 최재원 제작자가 맡았다. 이외에도 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 등이 본선 단편경쟁 심사위원을 맡는다.

연상호 감독은 먼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작품을 만드는 감독들께 응원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심사 기준은 심사위원들과 더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기성 작가들이 어떻게 자기 세계를 이어오고 있는지, 신진 작가가 어떤 비전을 보여주는지 심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상호 감독은 과거 서울 독립영화제에서 '지옥'으로 단편 애니메이션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당시 그는 수상에 실패했었다며 "폐막작 뒤풀이에서 심사위원에게 왜 내 작품에 상을 주지 않았느냐고 했었다"며 "그 언쟁이 일어나지 않게 심사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해효/뉴스1 ⓒ News1 DB

서울 독립영화제는 올해에도 '배우 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이하 '배우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배우프로젝트'는 서울독립영화제 기간 중 개최돼 창작자와 배우 간 활발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독립영화 출연 의지가 있는 배우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역대 배우 프로젝트 수상자였던 'D.P.' '악귀' '약한영웅' 홍경, 'SNL 코리아 시즌4' 윤가이 등이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더욱 주목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권해효와 조윤희 배우의 제안으로 지난 2018년 시작돼 매해 2000여 명의 신인 배우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는 지원자가 2940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다. 이와 관련해 권해효는 "배우들은 매번 기다림에 부딪히고 경쟁을 하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멋있다' '괜찮다'는 용기와 응원을 주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 49회째를 맞이한 의미에 대해서도 짚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무게감을 가진 숫자"라며 "50주년을 앞둔 영화제의 선포를 알리는 의미"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 영화계의 위기에 대해 언급하며 "창작자들이 힘과 용기를 얻어가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한편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30일부터 12월8일까지 9일간 CGV압구정에서 진행된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