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표 판타지…비주얼·웃음 다 폭발한 '천박사'① [N초점]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27일 개봉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강동원 스틸컷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강동원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에서 다시금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다. 그간 다수의 장르물에서 보여준 독보적인 비주얼에 자신의 대표작 '전우치'의 전우치와 '검사외전'의 한치원을 통해 선사했던 능청스러움을 더한 모습이 판타지 장르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지난 27일 개봉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 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후렛샤, 김홍태 작가의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한다.

'검은 사제들'(2015)에 이은 두 번째 퇴마물에 도전한 강동원은 타이틀 롤인 가짜 퇴마사 천박사를 맡았다. 천박사는 당주 무당집의 장손이지만 귀신을 믿지 않으며 퇴마라는 것은 귀신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상대하는 일이라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이에 천박사는 가짜 퇴마 연기에 남다른 통찰력과 말발을 더해 의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이름을 알린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강동원 스틸컷

이렇듯 극 초반 천박사의 모습은 강동원의 대표 캐릭터인 '전우치'를 절로 떠올리게 한다. 의뢰인을 만나 가짜 퇴마를 벌이는 능청스러운 모습과 기술적 파트너 인배(이동휘 분)와의 티키타카 등이 낯익다. 하지만 극이 흐를수록 천박사의 전사(前史)가 드러나면서 감정선이 세밀해지고, 능청스러움에 숨겨둔 솔직한 속내를 보이며 결이 다른 캐릭터임을 확실히 한다.

이에 강동원은 화려한 언변과 함께 의뢰인의 돈만 밝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얄밉지만 밉지 않은 모습을 이어가다가, 귀신을 보는 유경(이솜 분)과 만나게 되면서 점차 변화하는 감정선을 표현한다. 특히 강동원은 자신만의 사연이 있는 눈빛과 무게감을 더한 표정 등을 통해 천박사 캐릭터에 진지함을 더한다.

강동원은 인터뷰를 통해 "기본적인 말투는 최대한 ('전우치', '검사외전' 등과) 안 겹치게 하려고 했고, 연기하다가도 '전우치' 같은 느낌이면 이를 배제하려고 '다시 한번 가자'고 했다"며 "천박사는 내면의 어떤 아픔이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감정 표현에 신경을 썼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극 전체를 이끌고 가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지루하지 않게 유머를 섞으려고 한 것도 신경 썼다"고 했다.

천박사의 캐릭터에 특별함은 더한 건 단연 강동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과 아우라다. 러닝타임 98분 동안 거의 모든 신에서 강동원이 등장하고, 강동원의 얼굴을 클로즈업 샷으로 줄곧 보여주며, 단벌 신사인 천박사의 정장과 하네스를 착용한 모습을 풀샷으로 보여줘 화면을 압도한다. 강동원의 길쭉길쭉한 팔, 다리를 활용한 범천(허준호 분)과의 검술 액션도 영화의 볼거리다. 이와 관련해 "액션을 엄청 잘하는 캐릭터는 아니어서, 관객분들은 제가 맞으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래도 후반부에는 칠성검의 힘을 얻어서 카타르시스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검의 힘을 빌려 힘을 얻는 콘셉트로 검술 액션을 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강동원은 자신의 이름이 주는 기대감에 걸맞게 비주얼과 유머가 어우러진 판타지를 선보이는 것에 성공했다. 특히 '검은 사제들'을 통해 이미 퇴마물로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역시 추석 연휴 흥행을 기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