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붉은 가족' 개봉 1주일째 성적표는?
상반기 비슷한 소재 영화 비해 낮은 흥행력 보여
- 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영화 '동창생', '붉은 가족' 포스터('동창생'=쇼박스㈜미디어플렉스·더 램프 제공 / '붉은 가족'=김기덕필름 제공). © News1
</figure>북한 남파 간첩을 주인공으로 지난 6일 함께 개봉한 영화 '동창생'(감독 박홍수)과 '붉은 가족'(감독 이주형)이 상반기 개봉한 같은 소재의 영화들에 비해 큰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우선 '동창생'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 2위에 오르며 나름 선전 중이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그룹 빅뱅의 탑으로 가수로도 활동 중인 최승현과 인기 아역 배우 김유정, 연기파 배우 윤제문, 조성하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최승현은 영화 데뷔작 '포화속으로'(2010)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 신인상, 청룡영화상 남자신인상 등을 받은 바 있어 그의 남파 간첩 변신은 이목을 끌었다. 최승현은 '동창생'에서 여동생을 지키려는 남파 공작원 명훈으로 분해 액션과 감성 연기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기간과 맞물려 기대 속에서 개봉한 '동창생'은 개봉 당일과 이틀째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갔으나 바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토르:다크 월드'(감독 앨런 테일러) 때문에 2위로 밀렸다. 개봉 1주일째 된 12일까지 누적관객수는 79만3940명이다.
시사회서부터 '동창생'에게 으름장을 놓고 시작한 '붉은 가족' 사정은 훨씬 좋지 않다.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붉은 가족'은 도쿄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으면서 급하게 개봉 날짜가 결정돼 극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붉은 가족'이 현재 상영되는 스크린수는 전국 총 8개로 '동창생'의 623개에 턱없이 못 미친다. 상영되는 곳이 워낙 적다 보니 누적관객수도 2795명으로 많지 않다.
김 감독은 애초 나서는 극장이 없을 것을 우려해 온라인 동시 개봉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8개 극장에서 개봉이 결정되면서 온라인 개봉은 현재 보류된 상황이다.
'붉은 가족'은 고정간첩 가족 '진달래'가 매일 아웅다웅하는 옆집 가족과 엮이며 이들의 소란스러운 삶을 동경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제31회 토리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도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연기 변신을 한 김유미를 비롯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로 열연 중인 정우가 남파 간첩이자 위장 부부로 나온다.
소재가 비슷한 탓에 김 감독은 '붉은 가족'의 라이벌로 같은 날 개봉하는 '동창생'을 지목했었다. 김 감독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용의자' 등 남북 영화가 기획될 때 독하게 마음 먹고 '붉은 가족' 시나리오를 3일 만에 썼다"며 "다른 남북 관련 영화들과 순수한 경쟁을 해보고 싶었다"고 목표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붉은 가족', '동창생'과 달리 올해 상반기 개봉한 또 다른 남파 간첩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의 경우 거침없는 흥행력을 과시한 바 있다.
김수현이 전면에 나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봉 직후부터 흥행 신기록을 다시 썼다. 개봉 첫날 49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한국영화 개봉 당일 최다 관객수를 경신했다. 개봉 36시간 만에는 국내·외 영화 통틀어 역대 최단 기간 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공식 통계에 따른 누적관객수는 695만9126명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26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파 간첩은 아니지만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북한 비밀요원들이 숨막히는 대결을 펼쳤던 '베를린'(감독 류승완)은 이보다 더 높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하정우, 한석규, 전지현, 류승범의 열연을 담은 채 지난 1월30일 개봉한 '베를린'의 누적관객수는 715만9957명이다. 이 영화는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순위 24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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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의자'의 공유(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 News1
</figure>그리고 남북 분단에서 출발한 또 하나의 영화가 올 연말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공유가 '도가니' 이후 2년 만의 신작으로 돌아오는 '용의자'(감독 원신연)가 그 주인공이다.
'용의자'는 조국에 버림받고 가족까지 잃은 채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 분)이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며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가 '동창생'과 '붉은 가족'에 이어 어떤 흥행 성적을 보여줄지는 오는 12월24일 확인할 수 있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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