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 양동근, 美 골든글로브 시상식 멈춰달라 한 이유(종합)
[N인터뷰]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양동근이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이어 3에서도 활약할 것이라며 미국 골든글로브 도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극본/연출 황동혁, 이하 '오징어 게임2') 출연 배우 양동근 인터뷰가 진행됐다. 극에서 양동근은 도박빚을 지고 게임에 참여했다가 어머니를 만나고, 게임 중에도 번민하고 갈등하는 박용식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오징어 게임2'는 글로벌 OTT 순위 조사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시청 집계를 하는 93개국 모두에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5일 연속 TV 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인기를 체감하냐는 질문에 양동근은 "원래 인스타 팔로워 수가 14만이었는데 24만이 됐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외국어 댓글들이 달린다"라며 "아이들은 작품을 보진 못했는데 학교에서 얘기는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넷플릭스 굿즈를 갖고 가니 애들한테는 잔치더라"라고 말한 뒤 웃었다.
양동근은 "촬영에 임하면서 내 마음 상태가 마치 파티를 즐기는 듯 가볍고 기쁜 마음으로 임하자는 게 컸다, 작품을 하면서 그런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는데 워낙 엄청난 작품이니까"라며 "촬영 현장에 배우와 스태프들이 마음껏 쉬고 먹을 수 있도록 매점 같은 걸 마련해 놓았는데 덕분에 현장에 갈 때면 파티에 간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은 처음이라 미국에서 외산과 인터뷰도 해보고 한 게 처음"이라며 "이건 내게 전에도 앞으로도 있을 수 없는 기회이자 파티다, 그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양동근은 작품 제안을 받고 거절할까도 고민했었다는 후문이다. 양동근은 "감정 연기가 정말 힘들다, 나는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힘든 시대 인물을 많이 맡았는데 아이가 우는 장면이 많았다, 잘 우는 아역도 있었지만 나는 아니어서 그때부터 굉장히 트라우마가 있었다"라며 "그런데 '오징어 게임2'에도 용식이가 우는 장면이 있더라, 이젠 나이도 들고 일을 즐겁게 하고 싶은데 그걸 보니 괴로워서 '오징어 게임2'를 거절할까 생각도 했다, 그 감정이 들어오는 작업을 정말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장면을 준비하면서 강애심 선생님과 주변 배우들에게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촬영 전날에는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그래도 결국은 답이 안 나와 그냥 현장에 맡기자고 생각했다"라며 "촬영하면서 진짜 엄마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고, 부모님에 대해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를 쓴 노래 '파더'도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입이 됐다"라고 했다.
양동근은 "'오징어 게임2'에 박용식 역을 제안받고 출연하게 됐지만, 한동안 가족들에게도 얘기하지 못했다"라며 "이 프로젝트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즌 2에 출연하게 되니 '1보다 나은 2는 없다'라는 통념 때문에 부담감도 있었는데, 그건 내가 할 걱정은 아니더라"라며 "주어진 걸 열심히 할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촬영에 들어간 6개월 동안은 피폐해졌다고. 양동근은 "6개월 동안 세트로 출퇴근했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 보니 거의 갇혀서 지냈다, 그러면서 '내가 교도소에 있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라며 "이후 '왜 그렇게 했을까'를 생각해 봤는데 억압되는 걸 느껴보라는 게 아니었을까 추측했다"라고 했다. 이어 "실제로도 굉장히 피폐해지더라, 지금 같은 텐션이 아니었다"라며 "연기를 하다 보면 캐릭터에 동화가 되는데 촬영하며 정신적으로 힘들고 죽는 걸 무서워하는 연기를 계속하다 보니 이입이 된 거다, 나는 그런 자신을 보지 못했는데 아내는 보더라, 그런 부분을 힘들어했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연기한 박용식 캐릭터는 촬영을 하며 조금씩 달라졌다고. 양동근은 "감독님이 생각하는 용식이는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다, 더 날이 서 있고 감정적으로 척박한 캐릭터였는데 내가 같이 '케미'를 완성할 사람이 어머니니까 감독님이 요구하신 캐릭터로는 엄마와 함께 있는 게 매치가 안 되더라"라며 "그래서 작전을 바꿔 강애심 선배님 스타일에 맞춰보자 싶었다, 현장에서 보면 볼수록 '귀여운 엄마'여서 그게 맞을 것 같았다 그렇게 캐릭터의 톤이 만들어졌다"라고 했다. 이어 "현장에서도 강애심 선배님이 진짜 아들처럼 챙겨주셨다, 그런 마음과 시간이 아니었으면 용식이는 친근하고 어리숙한 캐릭터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강애심 선배님의 존재가 그렇게 컸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장에서 황동혁 감독의 디렉션 덕분에 장면이 풍성해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양동근은 "'천재 감독님'이라는 소문을 듣고 가니 '현장 스타일은 어떨까, 어떤 디렉션을 주실까' 촉각을 세웠다"라며 "사실 그렇게 말씀이 많은 분은 아닌데 한 번씩 와서 '이렇게 하면 어때요?라고 툭 말씀해 주신다, 그렇게 디렉션을 받아서 했을 때 애심 선배님도 나도 '와' 하고 느껴지는 게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니터를 보고 감독님이 예상치 못한 한 스푼을 줄 때가 있는데, 그걸 받아서 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라며 "짝짓기 게임에서 끌려가는 신이 그랬다, 온도가 달라진다"라고 했다.
시즌 3에는 용식과 금자의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예정이라고. 이에 양동근은 "골든글로브를 시즌3이 가야 했다, 시상식을 멈춰달라, 잠깐 기다려달라"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로 지난달 26일 7화 전편 공개됐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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