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감독 "소지섭 연기한 거친 남성상? 당시에도 트렌드 아녔다"

[N인터뷰]

웨이브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형민 감독이 감독판을 선보이면서 주인공 차무혁을 담아낸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웨이브 뉴 클래식 프로젝트 '미안하다 사랑한다'(극본 이경희)를 연출한 이형민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어린 시절 호주에 입양된 후 거리의 아이로 자란 차무혁(소지섭 분) 송은채(임수정 분)를 만나 죽음도 두렵지 않은 지독한 사랑을 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지난 2004년 방영 당시 수도권 기준 28.6%, 비수도권 기준 29.2%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 '미사 폐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이형민 감독은 '상두야 학교 가자'와 '나쁜 남자' '힘쎈 여자 도봉순' '우리가 만난 기적' 그리고 최근작인 '낮과 밤이 다른 그녀'까지 다수 흥행작을 만들어온 감독이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16부작인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6부작으로 축약했다. 차무혁의 서사를 중심으로 차무혁과 송은채의 멜로, 그리고 가족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날 자리에서 이형민 감독은 과거 차무혁 캐릭터가 여성 시청자들에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거친 남성상을 선호하지 않게 된 트렌드 변화에 대해 "트렌드가 바뀌니까 어쩔 수는 없다"며 "설정상 총을 맞았고 머리를 다쳤기 때문에 약간 더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캐릭터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대부분 남자 주인공이 재벌이거나 부자인 것을 좋아하는데 무혁이가 그 당시에도 일반적인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가 해낸 거였다"며 "이런 캐릭터는 누가 하느냐에 따라 또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소지섭 씨의 눈빛에 그 선함이나 그 따뜻함이 있는데 말을 안 하는데도 그런 것이 느껴지는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 계열이 '모래시계' 이정재 계열, 제임스 딘 계열"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민 감독은 이어 "'상두야 학교 가자'라는 드라마를 할 때 주인공은 제비였다"며 "두 번째 주인공은 거리에서 자란 남자다, 트렌드도 바뀌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코미디도 하는데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호주에 입양됐다가 버려진 아이가 엄마한테 복수하러 왔다는 설정을 갖고 가는데 거친 얘기가 나올 것 같고 이런 드라마가 잘 될까 하는 걱정은 있었다, 그 당시에도 트렌드하고는 그렇게 잘 붙어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니 시리즈 연출자로 잘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계속 저한테는 걱정이고 숙제였는데 '보통의 정직한 사랑이 진심을 갖고 하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하는구나, 내가 좋아하는 거를 부끄러워하지 말자 저지르자' 이런 생각이 있었다"며 "'네 멋대로 해라'가 없었다면 더 과감해지지 못했을 것 같다, '네 멋대로 해라'에 연출자로서의 오마주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지난 22일 웨이브를 통해 감독판 6부작이 전편 공개됐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