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김윤혜 "퀴어 삭제? 아쉬움 없어…열린 결말 좋았다"

[N인터뷰]②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김윤혜가 동명의 원작 웹툰 '정년이' 속 퀴어(성소수자) 부분이 드라마에서는 삭제된 것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다.

지난 17일 tvN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는 1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로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 분)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정년이'는 정년이의 성장 서사와 김태리, 신예은, 정은채, 라미란, 김윤혜, 우다비 배우의 연기력과 '자명고' '춘향전' '바보와 공주' '쌉탕전설' 등 극 중에서 실제 국극 무대를 선보여 많은 화제를 모았다. 배우들이 직접 약 1~3년 동안 완벽한 국극 무대를 위해 연습한 결과 10~20분 가량 공개된 국극은 호평을 끌어내며 여성 국극을 재조명하기도 했다.

배우 김윤혜는 올 하반기 화제성과 인기를 견인한 '정년이'에서 매란국극단에서 여자 주연을 도맡아 하는 서혜랑의 역을 맡았다. 서혜랑은 매란국극단에서 남자 주연 문옥경(정은채 분)의 상대역을 주로 하는 인물로, 옥경과 함께 매란국극단의 스타인 인물이다. 여자 주연에 대한 열망이 강한 그는 밑에서 올라오는 후배를 견제하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김윤혜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정년이' 드라마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나.

▶원작 웹툰에서 중요한 캐릭터들이 드라마로 옮겨지면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감독님도 제작발표회에서 말씀하셨듯이 그런 부분들을 다른 캐릭터들에 녹이고자 했다. 하지만 저는 우려되거나 신경 쓰이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원작에서 퀴어 요소가 삭제됐는데,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대신 다른 캐릭터들의 매력이 돋보이면서 이야기가 풍성해진 것 같다. 특별히 속상하거나 신경 쓴 부분은 없었다.

-혜랑 캐릭터와 공감되는 점은 무엇인가.

▶저와는 다른 부분도 많지만, 후배가 치고 올라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데 가만히 있을 등신이 어디 있냐'는 대사를 할 때 저도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 현실적인 감정을 통해 시청자분들도 혜랑에게 공감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드라마의 열린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저는 열린 결말이 정말 좋았다. 정년이가 새로운 왕자로 성장하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무리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각 캐릭터가 자신만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과정도 좋았고, 시청자분들이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여운을 남겼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배우로서와 시청자로서 기억에 남는 명장면은 무엇인가.

▶배우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옥경과 혜랑이 바보와 공주를 공연했던 장면이다. 그 공연에서 혜랑과 옥경의 서사가 겹쳐 보이는 순간이 많아 두 캐릭터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로서 명장면은 정자와 정년이가 헤어지는 장면이다. 12화까지 가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다. 가족이 정년의 꿈을 응원하며 떠나보내는 모습이 짠하면서도 기분 좋은 슬픔을 주었다.

-촬영 중 가장 수고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정년이를 연기한 태리 언니가 아닐까 싶다. 목포에서 올라와 정년이처럼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모든 장면을 멋지게 소화했다. 태리 언니가 없었다면 드라마의 완성도가 지금 같진 않았을 거다. 또 예은 배우도 모든 공연에 참여하며 다양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서 정말 감탄했다.

-정년이 캐릭터에 도전한다면 어떤 점이 어렵다고 느낄 것 같나.

▶정년이는 정말 많은 걸 해야 하는 캐릭터다. 연기뿐 아니라 춤, 소리, 그리고 감정적으로도 폭발적인 순간들을 모두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저는 그런 도전을 좋아한다. 어렵지만 배워가며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사진=tvN '정년이' 스틸

-작품 속에서 도전해 보고 싶은 다른 캐릭터가 있나.

▶개인적으로 영서 캐릭터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영서는 본인도 이미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성장한다. 그런 성장형 캐릭터가 감명 깊었고, 저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기작인 '나의 완벽한 비서' 촬영은 어땠나.

▶혜랑의 감정신이 많았던 시기에 바로 '나의 완벽한 비서' 촬영에 들어갔는데, 두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서 감정적으로 갭이 있었다. 하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건 없었고, 새로운 캐릭터에 몰입하며 잘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두 캐릭터의 차이를 통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N인터뷰】 ③에 계속>

ahneunjae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