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작가 "보수단체 시위? 콧등에 먼지 앉은 느낌"

[N인터뷰]②

박상영 작가/㈜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작가가 퀴어 소재의 작품에 대한 일부 보수 단체의 반발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극본 박상영/연출 손태겸 허진호 홍지영 김세인)의 극본을 맡은 작가 박상영 인터뷰에서 그는 작품에 현실적인 이야기를 녹여낸 이유, 일부 보수 단체들의 공격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박 작가는 드라마 속 고영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그려낸 것이 공격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을 받고 "부족한 부분도 캐릭터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고영이 극에서 '남미새'이지 않나, 엄마를 사랑하지만 떠나버리기도 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라며 "사랑이라는 게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방황하는 모습을 거쳐서 비로소 안정된 사랑을 하는 영으로 성장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짜 삶 속 연애와 사랑, 사랑의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탐구보고서로 집필하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 작가는 최근 여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고영의 클럽 댄스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춤추는 장면은 감독님이 연출하셨는데, 나는 귀엽게 나오길 바랐지만 감독님은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한다"라고 했다. 다만 클럽에서 나오는 티아라의 '섹시 러브'는 자신이 '픽'한 것이라고. 박 작가는 "내가 놀러 다닐 때는 티아라가 꽉 잡고 있었다, 그런 추억을 되살려서 극본 단계에서부터 강력하게 그 곡을 주장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친구들도 '클럽신'을 항마력이 달린다고 한다"라며 "그 신을 보고 20대를 추억했다"라고 말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 퀴어를 소재로 한다는 이유로 일부 보수 단체들은 상영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작가는 "8년 차 퀴어 소설 작가로 이런 반대에는 익숙하다, 콧등에 먼지 앉은 느낌?"이라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 이어 "대부분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놀랐다, 드라마 오픈 후에 SNS에서 트렌드 1위를 하는데 에스파 '위플래시'보다 높아서 '미친 거 아냐?'라고 했다"라며 웃었다. 또한 "너무 좋은 피드백을 해주실 때마다 '자기 얘기처럼 재밌게 봐주시는구나' 한다"면서, 시즌 2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드라마 판에서는 BL 작품이 흥했다. 유독 이 작품이 잡음에 휩싸인 이유가 있을까. 이에 대해 박 작가는 "BL은 판타지화된 로맨스 장르라면, 퀴어는 더 생생한 현실을 담고 있어서가 아닐까, 현실의 온도에 맞닿아 있어서 타깃이 된 게 아닐까 한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한편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그린다.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후보이자 동명의 베스트셀러 원작자인 박상영 작가가 극본을 맡아, 연작 소설집 안에 담긴 네 편을 모두 드라마화했다. 에피소드별로 연출을 달리하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차용해 손태겸, 허진호, 홍지영, 김세인 감독이 각자의 연출 스타일로 2부작씩, 총 8편의 시리즈를 완성했다. 21일 티빙에 공개, 전편 감상할 수 있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