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제작진 밝힌 똑같은 '흑백'비율·방출 논란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흑백요리사' 제작진이 방출 논란 등 시청자들의 아쉬움 섞인 반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를 연출한 김학민, 김은지 PD와 모은설 작가는 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8일 막을 내린 '흑백요리사'는 지금껏 요리 서바이벌에서 본 적 없는 파격적인 미션, 마치 스포츠 경기와 무협지를 보는 듯한 역동적인 서바이벌로 사랑 받았다. 요리에 진심인 흑백 셰프들의 치열한 경쟁, 압도적인 스케일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허 결과로 박진감과 도파민을 안겼다.

이에 '흑백요리사'는 지난 9월 17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선보인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국내 화제성 역시 올킬했다. 공개 직후 4주간 대한민국을 온통 '흑백요리사' 열풍에 몰아넣으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된 10월 1주 차 TV- 통합 조사 결과 드라마와 비드라마 통틀어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N인터뷰】②에 이어>

-기획의 바탕은.

▶(김학민) 윤현준 대표가 요리 프로그램을 해보면 어떨까 한 것이 시작점이었다. 단순히 요리 서바이벌이라고 해도 그 수준에 머무르면 안 된다. 그 너머의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흑백' 구도로 이어졌다.

-방출, 지나치게 긴 촬영 시간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

▶(김학민) 질책도 하고 비판도 하시는데 어쨌든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다 옳다고 본다. 특히 방출과 팀전의 반복에 대한 반응은 충분히 들을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시즌2에서는 최대한 걱정하시는 부분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방출된) 철가방 요리사 셰프, 안유성 셰프 등 끝나고 나서도 서로 감사하고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은지) 숙소를 제공했고 휴식을 권했다. 실제로 쉬고 오신 분도 계시는데 몇몇 분들은 계속 해보겠다고 하신 분도 있다. 두부지옥의 경우 백종원 선생님이 '두부' 재료를 말씀하셨다. 한국적인 식재료이기도 하고 어떻게 재탄생할지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기 때문에 선정했다.

▶(모은설) 결코 혹사하려고 한 의도는 없다. 10분 거리에 숙소를 제공했고 업장의 일정을 피해서 진행하는 등 최대한 신경을 썼다. 그런데도 저희 생각보다 딜레이가 되는 부분도 있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안성재 셰프는 두부 요리를 보고 자신도 자신이 없는, 어려운 식재료라고 하신 기억이 있다.

-출연료는 모두 같나.

▶(김학민) 출연료를 많이 물어보시더라. 똑같다. 백수저분들은 계급을 모르고 온 거다. 일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출연료를 받았다는 루머도 있는데 아니다. 서바이벌에서 편차를 둘 수 없다. 시즌2 상금은 아직 모르겠다.

-최연소인 나폴리 맛피아가 우승을 했다. 서바이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닌데, 제작진은 어떻게 봤나.

▶(김은지) 처음 만날 때부터 'MZ다' 라고 생각했다. 계급장 떼고 붙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는데, 자기는 계급장을 붙여도 자신 있다고 하더라. 그런 면에서 매력을 느꼈다. 요즘 요리사 같은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100인 중에 한 분으로 모시고 싶었다.

-준우승자 에드워드리의 인간적인 매력도 잘 보였다.

▶(김학민) 아무래도 시차 적응 등 다른 분들에 비해 준비 과정이 쉽지 않을 텐데 전혀 내색하지 않으시더라. 즐겁게 녹화에 임하신다. 왜 문학전공인지 알겠다 싶을 정도로 울림이 있는 말씀을 하시더라. 그게 꾸밈이 아니다.

▶(김은지) 한국어 연습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하시더라. 한국어 연습을 정말 많이 하셨다. 회를 거듭할수록 한국어 실력이 좋아지는 걸 볼 수 있다. 매우 유머러스하시다.

-제작진도 요리를 먹는지, 가장 먹어보고 싶은 요리는 무엇이었나.

▶(김학민) 먹어보지 못했다. 한 두 명이 먹으면 스태프 300여명이 먹게 될 것 같더라.

▶(김은지) 최현석 셰프의 마늘 없는 봉골레를 먹어보고 싶었다. 제작진도 마늘이 빠진 줄 몰랐다. 최현석 셰프는 그 당시에 안성재 셰프가 자기 요리를 끝까지 좋아하지 않는구나 싶어서 분노에 차 있었다. (웃음) 그러다 레시피를 복기해달라고 했더니 마늘을 뺀 걸 알게 된 거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는데 그중 가장 억울하거나 황당한 루머가 있었나.

▶(모은설) 저희는 생존자 인원만 정한다. 그 외에는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 (심사위원) 두 분의 기준이 확고하기 때문에 저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하나도 없다. 그런데 다 끝나고 보니 '흑백'의 생존자가 동일해진 거다. 일대일 대결을 할 때 백수저분들이 계속 올라가길래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흑백이 똑같아지더라. 그걸 짰다고 하니까 좀 억울하더라. (웃음)

▶(김학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다 준비해 두었다. 아시다시피 20대 20으로 붙는 게 한쪽으로 쏠려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흑흑요리사' '백백요리사'가 되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기획한 거다. 억지로 흑백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흑백을 맞추는 게 요즘 시청자가 원하는 방향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심 어디선가 엇갈려서 한쪽이 전멸해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결승까지 그렇게 가니까 아쉬움이 있더라.

-사회적, 산업적인 측면에서 콘텐츠의 영향력을 느낀 점이 있다면.

▶(김은지) 셰프님들의 업장 예약률이 급증했다고 하더라. 해외 관광객도 우리 프로그램을 보고 식당에 간다고 하더라. 사실 탈락하신 분들의 업장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모든 이들의 고객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해서 방송 외적으로 뿌듯했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