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반전 쓴 이가섭…"한발 더 나아갈 힘 생겼다" [N인터뷰]②

MBC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1인 2역 수오·건오 역

이가섭 / TEAMHOPE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4일 14부작으로 호평 속에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연출 변영주/이하 '백설공주')의 최대 반전 서사의 주인공은 단연 이가섭이었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로, 이가섭은 극 중 쌍둥이 형제 현건오, 현수오 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했다.

현수오는 자폐 증세가 있는 인물로, 11년 전 친구이자 주인공 고정우(변요한 분)가 억울한 누명을 쓴 살인사건의 진실이 은폐된 무천 마을 비밀의 키를 쥐고 있었다. 고정우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살인사건 피해자 박다은의 시신을 현수오가 숨기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고, 이는 극의 최대 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나름의 방식으로 다은을 지키고자 했던 수오는 엔딩에서 정우 그리고 그의 모친과 해피엔딩을 맞이해 여운을 더했다.

'백설공주'에서의 1인 2역 열연으로 '재발견' 수식어를 얻은 이가섭은 연말 시상식에서의 신인상 수상도 기대될 만큼, 주목받고 있다. 올해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과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이어 또이어 또 한번 더 존재감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백설공주'는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내며 "배우로서도 한발 더 나아갈 힘이 생겼다"는 고백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가섭과 '백설공주'와 관련,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이가섭 / TEAMHOPE

<【N인터뷰】 ①에 이어>

-쉽지 않은 역할을 해낸 만큼, 주변에서도 칭찬을 들었을 것 같다. 변영주 감독이 호평해 준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은 굉장히 열린 마음으로 봐주셨다. 잡아야 할 디테일은 잡아주시고 항상 잘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뭐든 자신감 있게 했던 것 같다. 평소 용기를 많이 북돋아 주시는 분이시라, 모든 배우분들에게 다 그렇게 해주시는 분이어서 감사했다.

-극 말미 수오가 다은이의 시체를 숨겨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장면이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동화책을 읽어주던 장면은 어떤 의미가 있었나.

▶다은이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다은이에게서 죽음을 빼앗는다고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은이의 모습에서 죽음을 빼앗으면 다은이가 살 수 있게 되니까 그런 의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관점에서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다.

-수오와 정우, 정우 어머니가 해피엔딩을 맞이했는데. 배우로서는 엔딩이 만족스러웠나.

▶저는 좋았다. 수오로서 말고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수오가 편해 보였다. 콩도 옮기는 그런 소소한 모습이 좋았던 것 같다. '수오가 마지막에 좀 편해졌네' 싶고, 어디선가 벗어났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것 같다.

이가섭 / TEAMHOPE

-주연인 변요한 배우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주변 배우들도 변요한 배우가 캐릭터 그 자체로 몰입하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했는데, 현장에서 좋은 자극을 받기도 했나.

▶형을 볼 때마다 멋있다고 생각했다. 쫀쫀하게 주는 몰입감이 느껴질 때, 딱 집중하는 모습을 볼 때 자극을 많이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형이 주는 호흡을 받으면 저도 그 덕분에 감정도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삼식이 삼촌'도 같이 했었는데 매번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형이 준 몰입감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분명 배울 점이라 생각하고 자극을 받게 되는 지점이라고도 생각한다. 저 역시도 그런 자극을 주는 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올해 '삼식이 삼촌'과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백설공주'까지 연달아 세 작품을 공개했다. 배우로서는 시청자들과 자주 만나게 되는 계기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너무 감사했다. '백설공주'도 2년 만에 나온 작품인데, 시청자분들을 자주 뵐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인 것 같다. 2년을 기다려서 만났는데 좋게 봐주셨던 만큼, 더 자주 뵙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오디션도 열심히 보고 스스로도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은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가섭 / TEAMHOPE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욕심이 더 생기기도 했는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는데 평범한 인물도 해보고 싶고 사극도 한번 해보고 싶다. 사극이 왜 끌리는지 모르겠지만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웃음) 연기는 매번 더 잘하고 싶다. 저라는 배우를 봤을 때 '눈에 이야기가 잘 담긴 배우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훨씬 더 노력하고 경험하고 연륜이 쌓여야 그런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원동력이 있나.

▶연기를 하는 이유는 즐겁고 흥미로워서인 것 같다. 잘한다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살아보지 못한 인물들을 살아가게 되면서 더 생각하게 되고 조금 더 경험할 수 있게 되다 보니 뭔가 새롭게 형성되는 것들에서 더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 것인지.

▶단순하지만 이가섭으로서나 수오, 건오로서나 잊지 못할 것 같다. 1인 2역 도전이 처음이기도 했고, 캐릭터적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또 배우로서도 한발 더 나아갈 힘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한 작품을 끝내고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더 좋은 게 나온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aluemchang@news1.kr